
이다현. 사진제공 | KOVO
“독기를 품었습니다.”
현대건설 이다현(19)은 준비된 루키다. 쟁쟁한 센터진이 한데 모인 소속팀 환경 속에서도 자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야무지게 낚아챈다.
V리그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은 소문난 센터 부자다. 국가대표 센터 양효진이 28일까지 개인속공 1위(성공률 49.67%), 블로킹 1위(세트 당 0,904개)로 버티고 선 가운데 2018~2019시즌 신인왕 정지윤이 일으키는 2년차 돌풍도 매섭다. 속공 2위(성공률 46.25%), 블로킹 9위(세트 당 0.438)로 양효진을 뒤따르면서 현대건설은 센터가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팀 속공, 시간차, 블로킹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런 현대건설에게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입단한 ‘대형 신인’ 이다현은 번번이 행복한 고민을 안긴다. 주전 자리를 꿰찰 충분한 실력이자만 팀 내 걸출한 센터가 여럿이다보니 이다현을 정지윤과 번갈아가며 활용해야 해서다.
그럼에도 이다현이 내는 성과는 쏠쏠하다. 올 시즌 39.53%의 공격성공률에 세트 당 0.389개 블로킹을 성공시킨 그는 이동공격 6위를 차지하고 있다. 27일 흥국생명전 파이널 세트에서는 결정적인 블로킹과 속공 득점으로 팀 승리에 직접 기여했다. 워낙 강심장이다. 만원관중 앞에서 경기를 치르고도 “마치 올림픽 무대에서 뛰는 기분이었다. 떨렸지만 코트에 들어가 집중하니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더라”며 웃을 정도였다. 평소 클러치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고, 교체투입 되더라도 빠른 시간 내에 곧잘 분위기를 뒤바꿔내는 씩씩한 성격을 타고 났다.
이다현의 강점을 익히 알고 있는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도 두터운 신뢰를 보낸다. “블로킹 높이는 다현이가 지윤이보다 좋다. 시간차공격 능력은 지윤이와 비교했을 때 부족하지만, 속공템포는 다현이가 더 빠르다”고 짚었다. 그래서 이 감독은 경기 도중 속공과 블로킹이 필요한 타이밍엔 과감히 이다현을 코트 위로 내보낸다.
출전시간이 일정하지 않은 이다현에게 실전투입은 가장 큰 동기부여다. 그는 “전반기와는 달리 3·4라운드에 들어 경기에 들어가지 못했다”고 돌아보며 “신인왕 후보로 각광받는데 경기를 뛰지 못해 부담이 크고 힘들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코트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기회를 꼭 잡자고 독기를 품었다”는 이다현은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감사한 마음이 가장 크다. 앞으로도 기회가 온다면 팀 전력에 공백이 생기지 않게 꼭 잘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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