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9~2020 V-리그‘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 완승을 거둔 흥국생명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수원|김종원 기자 won@donga.com
26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1위 현대건설-3위 흥국생명의 6라운드도 평소라면 만원관중이 들어찬 잔치분위기에서 치러져야 했지만 텅 빈 경기장의 침묵 속에서 진행됐다. 흥국생명 박미희 감독은 “선수들에게는 가혹한 일이지만 선수들이 이를 통해 관중의 중요성을 느낄 것”이라고 했다. 현대건설 이도희 감독도 “관중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긴장감 자체가 다르다”면서 무관중 경기가 선수들의 기량에 미칠 영향을 걱정했다.
추격해오던 KGC인삼공사를 꺾고 한 숨을 돌린 흥국생명의 기세는 현대건설 전까지 이어졌다. 1세트 좌우 날개공격이 폭발하면서 쉽게 주도권을 잡았다. 공격성공률은 57%까지 올라갔다. 루시아가 6득점으로 앞장섰고 세터 조송화와의 호흡도 좋았다. 이재영도 5득점으로 화답했다. 현대건설은 헤일리의 오픈공격 성공률이 떨어지면서 중앙의 정지윤에게 공격이 집중됐다. 팀 공격성공률은 41%에 머물렀다. 공격 13-11, 블로킹 4-1, 서브에이스 2-0 등 모든 부분에서 앞선 흥국생명이 일방적으로 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 현대건설이 중앙을 파고들며 분위기를 바꿨다. 정지윤과 양효진이 자주 보였고 헤일리도 공격리듬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16-10으로 편하게 앞서가던 경기는 원포인트 서버 박현주의 등장으로 소용돌이가 일었다. 3연속 서브에이스가 나왔다. 기세를 탄 흥국생명은 25-25에서 이재영의 백어택에 이어 김미연의 블로킹으로 또 세트를 따냈다. 현대건설은 20점 이후 양효진이 3개의 공격아웃을 하는 등 9개의 범실이 뼈아팠다. 공격득점에서 13-16으로 뒤졌던 흥국생명은 4-1로 앞선 서브에이스로 세트의 승패를 바꿨다.
3세트 11-11에서 김미연의 오픈공격과 서브에이스로 주도권을 잡은 흥국생명은 현대건설의 공격범실 3개가 연속 나온 덕분에 또 주도권을 잡았다. 18-14에서 또 원포인트 서버로 등장한 박현주는 이날 5번째 서브에이스를 터뜨렸고 그 서브타임에서 흥국생명은 20-15로 달아났다. 결국 흥국생명은 세트스코어 3-0(25-13 27-25 25-19) 완승을 거두며 현대건설전 4연속경기 2-3 패배를 설욕했다. 최근 3연승이다. 13승째(13패)를 기록한 흥국생명은 승점45로 플레이오프 경쟁 팀 KGC인삼공사와의 승점격차를 9로 벌렸다. 공격득점 36-43으로 뒤졌지만 블로킹 6-3, 서브에이스 9-1로 압도했다. 루시아(16득점)∼이재영(14득점)∼이주아(10득점)의 공격트리오가 빛나면서 점점 짜임새를 갖춰가는 모습이다.
3월1일 승점1 차이의 2위 GS칼텍스와 경기를 앞둔 현대건설은 최근 2연패다. 리베로 김연견 부상 이후 리시브라인이 흔들리면서 한창 때의 토털배구도 사라졌다. 고예림도 정상의 몸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나온 무려 26개의 범실도 걱정스러웠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