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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팀끼리의 맞대결은 단순히 그라운드에서 뛰는 팀당 30명 안팎의 선수만 움직이는 행사가 아니다. 최소한의 인력만 활용해도 선수, 코칭스태프, 프런트에 스태프들까지 양 팀 합치면 100명 이상의 인원이 필요한 대형 이벤트다. 일본프로야구(NPB)는 ‘이 시국’에 팀간 연습경기가 어렵다는 교훈을 줬다. KBO리그의 고민이 깊어진다.
NPB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자국에 한창 퍼지기 전, 시범경기를 무관중 체제로 진행했다. 현지 언론에서도 우려가 깊었지만 개막을 미뤘을지언정 시범경기만큼은 강행했다. 정규시즌 개막은 4월 24일로 미뤘지만 그 공백을 채우기 위해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했다.
이게 화근이었다. 한신 타이거스 ‘간판스타’ 후지나미 신타로를 비롯한 선수 세 명이 27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NPB 선수 1호 확진자인 후지나미는 식사 자리에서 많은 인원과 접촉했다. 집단 감염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한신은 4월 1일까지 모든 활동을 중지하기로 급히 결정했다. 한신과 연습경기를 치른 주니치 드래건스도 밀접 접촉자 2명을 다음달 5일까지 자가 격리했다. 일본 언론은 “뒤늦은 대응”이라며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한 NPB의 결정을 꼬집고 있다. ‘닛칸스포츠’는 “세 번째 개막 연기 가능성이 커졌다”고 비판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이러한 처사는 바다 건너 KBO리그에도 직간접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KBO리그의 정규시즌 개막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4월 말 개막으로 미뤄뒀을 뿐이다. 다만 4월 7일부터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할 계획이었다. 4월 21일, 혹은 24일 개막에 맞추기 위한 디딤돌로 풀이됐다. 하지만 아직 팀간 연습경기를 치를 상황이 아님이 NPB의 사례로 확인됐다.
여기에 KBO의 가늠좌였던 초·중·고교의 개학(4월 6일)도 미뤄질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르면 31일 추가 개학 연기나 온라인 개학 여부 등을 발표할 전망이다. 아직 다수가 모이는 활동을 재개할 시점이 아니라는 의미다. 최소 백 명 이상의 인원이 움직이는 프로야구 연습경기 역시 이러한 기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지방 A팀 단장은 익명을 전제로 30일 “4월 말 개막은 현실적으로 무리다. 시즌을 치르다 확진자가 한 명이라도 나오면 리그 전체가 최소 2주간 올 스톱이다. 현실적으로 2주 뒤 바로 일정을 진행할 수도 없다. 최대 한 달 가까이 일정이 소요될 수 있다”며 강행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