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FA 정몽규 회장(왼쪽)이 지난달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스포츠윤리센터가 대한축구협회(KFA) 정몽규 회장에 대한 징계가 마땅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20일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실에 따르면,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불공정 선발’ 사건을 수리한 스포츠윤리센터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KFA 정 회장과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김정배 상근부회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의 조처를 8일 의결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7월 홍명보 대표팀 감독 선임 직후부터 KFA 운영 전반에 대한 조사에 나섰다. 사령탑 인선 과정에서 정 회장의 행보가 ‘직무태만’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같이 결정했다. KFA 임직원이 규정대로 일하는지 관리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는 정 회장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이 요점이다.
더욱이 스포츠윤리센터는 정 회장이 김 부회장의 ‘임의적 행정’을 승인한 것을 문제 삼았다. 대표팀 감독 선임을 관장하는 정해성 전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이 6월 말 사임을 표명한 뒤 권한이 없는 이 이사가 합당한 절차 없이 역할을 이어받았고, 김 부회장이 이를 부추겼다고 지적했다.
스포츠윤리센터는 “김 부회장은 (KFA) 대회운영본부와 경영본부의 업무를 관리하는 자로, 국가대표 감독 선발 업무를 담당하는 기술본부를 관리하는 자가 아니다. 따라서 전력강화위원회의 운영에도 관여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부회장의 월권을 방관한 정 회장에 대해선 “협회를 대표하고 고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업무를 총괄하는 회장이자 법인의 대표”라며 “협회 임직원이 법 규정에 따라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하는지를 관리·감독해야 했다”고 지적했다.
홍 감독에 대해선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이 이사와 면접을 진행한 홍 감독은 감독 선발 과정에 관여했거나, 결과에 부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한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스포츠윤리센터 규정에 따라 기각한다”고 밝혔다. KFA는 스포츠윤리센터의 결정이 문체부로 이관될 때까지는 유보적 입장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문체부는 이달 5일 정 회장을 비롯한 KFA 수뇌부의 ‘자격정지’를 요구한 바 있다. 홍 감독 인선뿐 아니라 지난해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독일) 선발 문제, 승부조작 관련 축구인 사면 시도 등 졸속행정의 후폭풍이 여전하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