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니도 거른다” 美구단의 노동자 지원 약속, 이행 안 되는 중

입력 2020-04-27 14: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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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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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프로 구단이 고용하는 일용직 노동자들의 생계가 끊겼다. 구단들은 대의를 주장하며 일용직 노동자들의 급여를 어느 정도 보전하겠다고 했지만, 조사 결과 일부 구단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미국의 4대 프로 스포츠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두 셧다운됐다. 선수와 프런트, 감독 등은 연봉의 지급 방식을 두고 사무국과 줄다리기 중이다. 협상 결과에 따라 연봉의 어느 정도는 보전이 가능할 전망이지만 계약직의 경우 피해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주차 요원, 검표 담당, 식료품 판매원, 구장 환경미화원 등은 순식간에 직장을 잃은 셈이다.

리그 사무국은 어느 정도 보전을 약속했다. 메이저리그(ML) 사무국은 구단별 100만 달러(약 12억 원)씩 총 3000만 달러(368억 원)의 기금을 구단 일용직 노동자를 위해 마련했다. 롭 맨프레드 MLB 커미셔너는 “노동자들은 야구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다. 개막 연기로 인해 영향을 받는 노동자들을 돕기 위한 선택”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일부 구단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 USA투데이는 27일(한국시간) 노동자들의 현재 상황을 조명했다. 매체는 MLB와 미국프로농구(NBA), 북미하키리그(NHL)의 91개 팀 전체에 현 상황에 대한 설명을 요청했다. 32개 팀은 구체적인 금액을 제시했고, 그 중 28개 팀은 지출 내역 등까지 제공했다. 40만 달러부터 700만 달러까지 액수도 다양하다. 다른 29개 팀 역시 하청 업체 고용 직원에게 급여 지원을 약속했다.

하지만 나머지 구단들은 아직 구체적인 지원이 없거나 하청업체에 이를 떠넘기고 있다. 19개 구단은 USA투데이의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세부사항을 아직 파악 중이라고 답변했다.

구체적인 사례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구장 오라클 파크에서 매점을 운영하는 줄리 노드먼은 “모두가 현 상황에 겁을 먹고 있다. 나 역시 수입이 없다. 신용카드 대금을 메꾸기 위해 하루에 한 끼씩 덜 먹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티필드에서 꾸준히 아르바이트를 하던 레예스 역시 “다른 직업을 구할 생각”이라고 전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구장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아이샤 존슨은 “6주째 실업 중이다. 구단으로부터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존슨은 “미국 프로스포츠라는 거대한 건물을 지탱하는 건 우리 같은 작은 사람이다. 우리를 무시하는 건 인정이 없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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