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홈런 공동 3위·평균 비거리 1위, 박병호의 홈런은 진짜다

입력 2020-07-07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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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

키움 박병호.

5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KBO리그 통산 300홈런(역대 14번째) 고지를 밟은 박병호(34·키움 히어로즈)는 홈런에 관해선 ‘장인’으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다.

풀타임 첫해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연속, 또 2019년 등 총 5차례 홈런왕에 올랐고, 2014시즌에 이어 2015시즌까지 KBO리그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50홈런의 대업을 이뤘다.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도 첫해(2016시즌) 12홈런을 때려내며 타고난 파워만큼은 입증했다. 여기에 코스를 가리지 않는 스윙 기술, 다양한 홈런 타구의 방향까지 그야말로 ‘기술자’라는 표현이 딱 맞다.

6일까지 박병호의 올 시즌 홈런 순위는 멜 로하스 주니어(KT·19개), 나성범(NC 다이노스·15개)에 이어 애런 알테어(NC), 로베르토 라모스(LG 트윈스)와 함께 공동 3위(14개)다. 그러나 KBO리그 공식기록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홈런 타구의 평균 비거리는 126.1m(비거리 합계 1765m)로 1위다. 10개 구단의 홈구장 가운데 중앙 펜스거리가 125m로 가장 긴 잠실구장보다 평균 비거리가 길다는 점이 눈길을 끝다. 리그 평균 홈런 비거리(117.9m)보다는 8.2m, 홈런 부문 선두 로하스(119.2m)보다는 6.9m가 길다.

타구의 퀄리티도 엄청나다. 투구의 코스는 중요하지 않다. 홈런 타구의 최단 비거리가 115m다. 중앙 펜스가 아니라면 어떤 구장에서든 담장을 넘기기에 부족함이 없는 비거리다. 타구의 방향도 왼쪽 7개, 가운데 3개, 오른쪽 4개로 다양한데, 이는 어떤 코스의 공이든 완벽하게 대응해 홈런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스트라이크존 바깥쪽에 형성된 공을 잡아당겨 홈런을 만들 정도로 파워가 엄청나다보니 결대로 밀어 친 홈런 타구도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6월 25일 잠실 LG전 9회 우측 담장을 넘긴 역전 만루홈런의 비거리도 134m에 달했다.

과거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며 4년 연속 홈런왕(2012~2015시즌)에 올랐던 시절에도 평균 비거리는 2012년 118.5m, 2013년 118.8m, 2014년 123.4m, 2015년 123.9m로 매년 증가했으니 ‘작은 구장 덕분에 홈런왕에 올랐다’는 명제는 애초부터 틀린 것이었다.

소위 말하는 ‘영양가’도 무시할 수 없다. 박병호의 올 시즌 타율은 0.229(175타수 40안타)로 기대치를 밑도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승리기여도를 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멀티홈런 3경기를 포함해 그가 홈런을 뽑은 10경기에서 키움은 8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 특히 절체절명의 승부처인 7회 이후, 2점차 이내일 때 4개의 아치를 그리며 승부사 기질을 뽐냈다. 경기 막판까지 기대를 접을 수 없게 만드는 매력을 지녔다는 얘기다.

‘승리했을 때 영웅이 나타난다’는 영웅학개론에 대입하면, 박병호는 진정한 영웅이다. 가장 자신 있는 기술(홈런)로 승리에 기여하고 있어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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