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한동희에게 먹인 경험치, 과세의 끝이 보인다

입력 2020-07-13 17:2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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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한동희. 스포츠동아DB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146경기 433타석. 롯데 자이언츠가 팀 내 최고 유망주 한동희(21)에게 부여한 기회다. 겉으로 보이는 결과에는 아쉬움이 가득했고, 롯데의 선택에도 비난 여론이 드셌다. 하지만 한동희는 3년차 시즌 들어 껍질을 깨고 있다. 이제 ‘세금 징수’의 시간은 끝난 분위기다.

한동희는 13일까지 50경기에서 타율 0.252, 7홈런, 23타점을 기록했다. 2018년 세운 커리어 최다홈런(4개)은 이미 넘어섰고, 그해의 25타점 경신도 시간문제다. 특히 최근의 타격감이 눈부시다. 6월 17경기서 타율 0.191, 1홈런, 5타점에 그쳤을 때만 해도 한동희는 물론 허문회 감독을 향한 여론이 들끓었지만 7월 10경기서 타율 0.344, 5홈런, 13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7월 OPS(출루율+장타율)는 1.249로 리그 3위이자 팀 내 1위다. 지난해 부진 후 군 입대까지 고민했지만 한 번 더 도전하기로 했는데, 이 선택이 지금까지는 주효한 분위기다.

중심과 하위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주로 맡는 한동희의 반등은 롯데 타선 전반에 시너지효과를 불러오고 있다. 사실 훈련 때의 한동희에게는 롯데가 2018년 1차지명권을 할애한 이유가 분명히 보였다. 하지만 막상 플레이볼이 선언되면 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멘탈의 문제였다. 허 감독은 최근 “(한)동희가 자신이 세운 목표를 향해 잘 나아가고 있다. 결과가 좋을 때도, 나쁠 때도 있는데 설정한 목표가 흔들리지 않아서 좋다”고 칭찬했다.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는 것은 뚝심 없이는 불가능하다. 2018년 조원우 감독을 시작으로 지난해 양상문 감독, 올해 허 감독까지 모두 한동희의 잠재력을 높게 샀다. 이들이 할애한 시간 덕분에 한동희의 껍질은 조금씩 깨지고 있다. 유망주 성장에 필요한 세금은 충분히 냈다. 이제 한동희가 과세의 이유를 증명할 차례다. 올해의 흐름은 그래서 의미가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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