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 류현진 트레이닝 코치 김병곤의 자부심

입력 2020-07-24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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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2020시즌이 2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가운데 토론토 류현진의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2013년 류현진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지난해 겨울부터 다시 돕고 있는 김병곤 트레이닝 코치(왼쪽)도 관심을 사고 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 코치. 사진제공|김병곤 코치

메이저리그 2020시즌이 24일(한국시간) 개막하는 가운데 토론토 류현진의 활약에 시선이 쏠린다. 2013년 류현진과 처음 인연을 맺은 뒤 지난해 겨울부터 다시 돕고 있는 김병곤 트레이닝 코치(왼쪽)도 관심을 사고 있다. 2월 스프링캠프에서 류현진의 훈련을 지켜보는 김 코치. 사진제공|김병곤 코치

메이저리그(ML) 2020시즌이 24일(한국시간) 뉴욕 양키스-워싱턴 내셔널스의 공식 개막전으로 팡파르를 울린다. 올해 코리안 메이저리거는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추신수(38·텍사스 레인저스), 최지만(29·탬파베이 레이스) 등 4명이다. 하지만 또 한 명의 메이저리거가 있다. 올해부터 류현진의 몸 관리를 맡은 김병곤 트레이닝 코치(48)가 그 주인공이다. 한국에서의 ‘꽃길’을 뒤로한 채 험지를 택한 지도 어느덧 반 년. 김 코치는 그 짧은 시간에 이미 많은 것을 배웠다.

가족의 결사반대도 뛰어넘은 학구열
야구계 종사자 중 류현진을 모르는 이는 없다. 하지만 소속팀이 다르면 직접적으로 인연을 맺을 기회는 흔치 않다. 김 코치는 2013년 처음 류현진과 마주했다.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생애 첫 ML 도전을 준비하던 류현진은 개인훈련시설이 필요했고, 김 코치에게 연락해왔다. 김 코치는 자신이 운영하던 센터에서 류현진의 몸만들기를 도왔다.

7년 가까이 흐른 2019년 겨울, 류현진이 다시 김 코치에게 연락했다. 시즌 내내 함께해달라는 요청이었다. 김 코치는 “잠깐의 인연인 데다 시간이 한참 지났기 때문에 당연히 날 기억 못할 거로 생각했다. 인연을 소중히 여긴다는 첫인상을 받았다”고 떠올렸다.

김 코치는 2001년부터 11년간 LG 트윈스 트레이닝 코치로 일했다. 능력을 인정받아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2015년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대표팀 스태프로 참여했다. 국내에서도 이미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으로 꼽혔기 때문에 꽃길만 걸으면 됐다. 하지만 선진 시스템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겠다는 욕심이 강했다. 결사반대하던 가족도 김 코치의 의지가 워낙 강한 것을 알기에 존중해줬다.

“한 달도 못할 루틴을 수십 년째…존경스럽다”
ML의 시스템을 배울 새도 없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모든 것이 멈췄다. 김 코치는 류현진과 함께 플로리다주 더니든에서 개인훈련만 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예년엔 결코 경험할 수 없던 ML의 비상대책 시스템을 경험할 수 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좌절하는 대신 이를 통한 긍정적 요소를 찾은 셈이다.

“루틴만 계속되는 상황은 특별할 게 없다. 전 세계적인 비상시국에 ML 메디컬팀의 유기적 운영을 볼 수 있었다. 모두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각자의 역할이 철저히 나눠졌다. 사실 한국은 분업이 체계적이지 않아 트레이닝 코치임에도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없었다. 각자 자신의 일에만 몰두해 위기를 타개하는 움직임을 봤다.”

김 코치는 야구를 영화로 친다면 트레이닝 코치의 역할은 조명감독이라고 정의했다. 잘해도 티가 나지 않지만 못하면 욕먹는, 음지의 조력자 역할이다. 한 팀의 트레이닝 코치로 일한다면 결과가 나쁠시 해당 팀 팬들에게만 비판받지만 류현진은 다르다. 전 국민이 지켜보기에 김 코치의 어깨도 무겁다. 인터뷰 말미, 김 코치는 야구팬들에게 한 가지 메시지를 전했다.

“아직도 류현진이 운동을 게을리 한다는 시선이 남은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사실이 아니다. 단언컨대 일반인이 류현진의 스케줄을 따라하면 한 달 이상 버티기 어려울 것이다. 그 루틴을 수십 년째 하고 있는 선수다. 개인적으로 정말 존경스럽다. 조금만 더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류현진을 향한 관심, 그리고 연봉과 기대치가 엄청난데, 티는 내지 않아도 부담이 어마어마할 것이다. 조금만 더 즐기고 쫓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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