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시즌 K리그1(1부)의 선두경쟁은 예상대로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의 양강 구도다. 시즌 중반을 넘어선 지금도 팽팽한 고무줄마냥 긴장감은 여전하다. 엎치락뒤치락하던 순위는 9라운드 맞대결에서 전북이 2-0으로 이기며 한쪽으로 기우는 듯했다. 하지만 전북이 상주 상무에 0-1로 지고(10라운드) 성남FC와 2-2로 비기며(11라운드) 주춤한 사이 울산이 연승행진으로 선두에 올랐다. 11라운드 이후 줄곧 1위를 놓치지 않은 울산은 17라운드 현재 승점 42(13승3무1패)로 41(13승2무2패)의 전북에 1점 앞서있다. 나머지 구단들과 전력차를 고려하면 두 팀의 순위싸움은 종착역까지 가봐야 판가름 날 듯하다.
이에 반해 3위 다툼은 다소 싱겁다. 3위가 중요한 이유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의 마지노선이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연고지 이전으로 자동 강등되는 상무는 대상이 아니다.
당초 상위권 후보로는 포항 스틸러스, 대구FC, 그리고 지난해 ‘병수볼’ 돌풍의 강원FC 정도가 꼽혔다. 실제로 초반 흐름은 전망대로 흘러갔다. 한때는 선두 그룹을 위협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반 이후 더위를 먹은 듯 동시에 부진의 늪에 빠졌다. 순위경쟁이라고 하기에 부끄러울 정도로 열기는 식었다. 17라운드 현재 3위 상주(승점 28)에 이어 대구(26점), 포항(25점)이 그 뒤를 이었고, 강원은 8위(18점)로 처졌다.
이병근 감독대행이 이끄는 대구는 최근 1무2패다. 6·7월의 상승세가 8월 들어 완전히 꺾였다. 특히 꼴찌 인천 유나이티드의 시즌 첫 승의 제물(0-1 패)이 된 게 뼈아팠다. 또 세징야~에드가~김대원의 막강한 스리톱을 앞세우고도 3경기 동안 단 한 골도 뽑지 못했다. 이 감독대행은 “무득점의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더 심각하다. ‘동해안 더비’ 울산전 패배(0-2)를 포함해 최근 5경기 무승(2무3패)이다. 최대 위기다. 선수층이 얇아 체력적으로 안배를 못해준 게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김 감독은 부산과 17라운드에서 퇴장 악재 속에 1-2로 진 뒤 “찬스에서 득점이 되지 않다 보니 상대에게 빌미를 주고 있다”고 진단했다.
강원도 깊은 수렁에 빠졌다. 6경기 무승(4무2패)이다. 김병수 감독이 “지금은 경기 내용보단 결과”라고 말할 정도로 승리에 대한 갈증이 크다.
이번 주말 8월의 마지막 라운드가 열린다. 대구는 광주FC, 포항은 성남, 강원은 전북을 각각 상대한다. 차가워진 3위 다툼이 다시 뜨거워질 수 있을까.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