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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습격으로 일상의 모든 것이 꼬여버린 2020년 KBO리그가 가을잔치 배당금이라는 씨앗을 맺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심상치 않아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상향 전환되면서 무관중 경기가 거듭되고 있다. 모든 프로스포츠가 아예 중단될 수도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까지 논의되고 있어 프로야구에만 관중입장을 다시 허용해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
사실상 남은 정규시즌도 무관중 또는 최소 관중 수준에서 마쳐야 할 가능성이 크다. 정규시즌은 그렇다 치더라도 이런 추세가 포스트시즌(PS)까지 지속된다면, KBO와 가을잔치 참가팀들은 배당금을 놓고 심각하게 의견을 나눠야 한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PS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관해 입장수입 중 필요한 경비를 제외한 금액을 출전팀들에 나눠줬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높아지고 PS 경기수가 많아질수록 입장수입 역시 늘었다. 역대 최고 입장수입은 2012년의 103억9222만6000원이다. 사상 처음으로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18년에도 103억7295만9000원으로 역대 2번째 100억 원 돈 잔치가 벌어졌다. 최근 8년간의 추세를 살펴보면 PS는 적어도 70억 원 이상의 입장수입이 보장되는 빅 이벤트였다.
이 돈을 참가팀들에 나눠주다보니 선수들에게도 가을잔치라는 이름에 걸맞은 풍족한 보너스가 분배됐다. 지난해 정규시즌 1위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독차지한 두산 베어스는 약 88억 원의 PS 입장수입 중 49%의 필요경비를 뺀 금액서 20%를 정규시즌 1위 상금으로 가져갔다. 나머지 금액 중 50%도 한국시리즈 우승 배당금으로 챙겼다. 그 결과 두산의 가을잔치 배당금 총액은 27억 원 정도였다. 구단에서 지급한 우승 보너스까지 더해 두산 주전 선수들은 1억 원 이상을 챙겼지만, 올해는 그런 일이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
설상가상 한화 이글스 신정락이 국내 프로선수들 중 최초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KBO는 향후 시즌 운영에 큰 부담을 떠안게 됐다. KBO 관계자는 “포스트시즌 배당금은 입장수입으로 나누는 것이 원칙이기에 무관중 경기가 벌어질 경우 다른 방법을 찾아봐야 한다. 만일 그런 상황이 온다면 이 문제를 놓고 논의를 거쳐야 한다. 아직 구체적 방안은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래저래 2020시즌은 비정상적인 일들이 너무도 많이 발생하는, 그야말로 다사다난한 시즌으로 야구사에 남을 전망이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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