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핀토(왼쪽)-한화 서폴드. 스포츠동아DB
‘거액을 투자한 만큼 확실한 성적을 내달라!’ 외국인선수를 한때 ‘용병’이라고 불렀던 이유다. 하지만 리카르도 핀토(26·SK 와이번스)와 워윅 서폴드(30·한화 이글스)는 1군 경험이 일천한 신인 수준의 투구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대로라면 팀은 물론 리그 최악의 불명예도 피할 수 없다.
6일까지 서폴드는 21경기에서 6승12패, 평균자책점(ERA) 5.31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5일 대전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5.1이닝 4실점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핀토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21경기에서 4승12패, ERA 6.57이다. 리그 최다패 순위 최상단에 나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패전 1위 브룩스 레일리(당시 롯데 자이언츠)의 14패는 거뜬히 넘어설 페이스다. 지난해 레일리가 ERA 3.88로 야수들의 공수지원을 못 받았다면 핀토와 서폴드는 스스로 무너지고 있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 비율은 서폴드가 47.6%, 핀토가 33.3%로 절반에도 못 미친다.
지금 페이스대로 144경기를 모두 치른다면 서폴드는 18패, 핀토는 17패로 시즌을 마치게 된다. KBO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패전을 기록했던 외국인투수는 2006년 다니엘 리오스(당시 두산 베어스)로 16패였다. 하지만 리오스는 233이닝을 책임지며 12승, ERA 2.90을 함께 기록했기에 올해 서폴드, 핀토와 비할 바가 못 된다.
팀 역대 최다패 기록도 눈앞이다. 한화는 1998년 이상목(17패), SK는 2001년 이승호(14패)가 최다기록이다.
마땅한 대체자를 찾기도 어렵다. 염경엽 SK 감독은 2군에서 올릴 선수가 마땅치 않다며 아쉬움을 드러냈고, 한화는 재활군 선수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으로 2군 전체가 자가격리 중이라 현재 1군 선수 중 카드를 찾아야 한다.
역대급 하위권인 SK와 한화가 고전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믿었던 외인의 배신 또한 적잖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