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루친스키-키움 요키시-두산 알칸타라-KIA 가뇽(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야구는 팀 스포츠다. 선발투수의 개인 승리도 중요하지만, 등판 시 팀 성적 역시 큰 가치를 지닌다. 선발투수들이 승리를 따낸 뒤 “팀이 이겼다는 사실이 더 기쁘다”고 입을 모으는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이 데이터를 연봉협상에 반영하는 구단도 있다.
10개 구단 모두 100경기 이상 치른 만큼 표본도 충분하다. 현시점에서 등판 시 팀 승률이 7할 이상이라면 그것만으로도 가치를 인정받기에 충분하다. 그 주인공들은 드류 루친스키(NC 다이노스), 에릭 요키시(키움 히어로즈), 라울 알칸타라(두산 베어스), 드류 가뇽(KIA 타이거즈)의 4명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팀이 자랑하는 외국인투수라는 점과 더불어 순위다툼에 한창인 팀의 소속이라는 점이다.
루친스키가 선발등판한 22경기에서 NC는 승률 0.762(16승5패)를 기록했다. 개인 성적도 17차례의 QS를 포함해 14승3패, ERA 3.18로 훌륭하다. 득점지원 부족으로 9승에 그쳤던 지난해의 아픔을 씻고 20승에 도전하고 있다. 9이닝당 7.41점의 넉넉한 득점지원을 받으면서도 상대 타선은 효과적으로 봉쇄했고, 빠른 템포의 피칭으로 야수들의 수비시간도 최소화했다.
ERA 1위(2.16) 요키시도 선발등판한 20경기에서 팀 승률이 0.750(15승5패)에 달한다. 16차례 QS를 기록하며 11승3패의 성적을 거뒀고, 평균 6이닝을 소화하며 88.6구의 적은 투구수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다. 루친스키와 요키시의 존재는 NC와 키움이 선두권에서 버티는 비결 중 하나다.
두산 에이스 알칸타라는 선발등판한 22경기에서 팀 승률이 0.727(16승1무6패)이다. 2패만을 안은 개인 성적(13승·ERA 2.77)에 비춰보면 팀 승률이 더 좋았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QS 20차례(1위)를 작성하며 꾸준함을 과시했고, 팀 선발진이 무너진 상황에서 사실상 2명의 몫을 해낸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또 늘 “야수들에게 도움을 받았다”고 공을 돌리니 동료들의 신뢰가 두텁다.
가뇽은 애런 브룩스와 함께 KIA 선발진의 핵심자원이다. 초반에는 들쑥날쑥한 피칭으로 고민을 안겼지만, 등판 시 팀 성적은 14승6패(승률 0.700)로 우수하다. 4.71점의 다소 적은 득점지원을 고려하면, 9승5패, ERA 4.23의 개인성적 또한 준수하다. 에이스 브룩스의 등판 시 팀 성적(14승8패)까지 더하면 외국인투수들이 나선 날 KIA의 승패 마진은 +14(28승14패)에 이른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