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KBO 신인드래프트에서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삼성의 지명을 받은 김동진(파주 챌린저스)이 21일 파주 챌린저스파크에서 인터뷰를 마친 뒤 환하게 웃고 있다. 파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21일 경기도 이천 곤지암 팀업캠퍼스에서 진행된 고양 위너스와 파주 챌린저스의 2020 독립야구단 경기도리그 맞대결. 경기 도중 중계진의 큰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날 두 팀의 경기 시작 시간은 오후 2시. 공교롭게도 2021 KBO 신인드래프트가 시작된 시간과 같았다. 경기 시작 약 한 시간 뒤인 3회 공수 교대 상황에서 그라운드에 있는 선수들 중 한명이 프로 지명을 받았다.
주인공은 바로 파주 챌린저스 내야수 김동진(24)이었다. 5라운드 전체 43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의 지명을 받으면서 꿈에 그리던 프로 무대에 입성할 기회를 잡았다. 중계진도, 심지어 이날 맞대결을 벌인 상대팀도 그에게 축하 인사를 전하며 그라운드에는 훈기가 돌았다.
21일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은 선수들은 모두 100명이다. 이중 독립야구단 출신 선수는 오직 단 한명, 김동진 뿐이다. 1차지명까지 더하면 1%도 되지 않는 확률을 뚫고 프로 유니폼을 입게 된 것이다.
21일 파주에서 만난 그는 “경기 중인데도 정말 날아갈 듯이 기뻤다. 중계진이 큰 소리로 소식을 알려줘 그때서야 ‘지명을 받았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2018년에 파주 챌린저스에 합류한 그는 3년 만에 꿈을 이뤘다. 고등학교, 대학교, 군 복무 이후에도 수 없이 들이킨 ‘쓴 잔’이 스쳐가는 순간이었다. 김동진은 “파주에 입단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던 때가 먼저 떠오르더라. 야구를 그만두려고도 했었는데, 이런 날이 다가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 9일 열린 신인 드래프트 트라이아웃이 그에게는 좋은 기회였다. 당시 트라이아웃에는 해외파 야구 2세들이 사전에 큰 주목을 끌었는데, 정작 뚜껑을 열어보니 스카우트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건 김동진이었다.
내야수로는 매우 건장한 184㎝, 83㎏ 신체조건. 여기에 빠른 발과 강한 어깨, 그리고 넓은 수비 범위까지 자랑해 단숨에 지명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김동진은 “내가 잘 했다는 생각은 한번도 해보지 않았다. 다만 후회 없이 그 곳에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쏟아내고 싶었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지명을 해준 삼성 구단과 이제까지 자신의 기량을 한층 더 발전시켜준 파주 챌린저스에도 감사의 인사를 잊지 않았다. 그는 “제 기량을 좋게 봐주신 삼성 구단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며 “내가 여기까지 올 수 있게 체계적인 지도와 관리 프로그램을 세워준 파주 챌린저스에도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포기하지 말자’고 항상 격려를 해주신 양승호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꿈만 같던 목표를 이룬 그에게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물었다. 흥분에 차 있던 그는 위트 있는 대답으로 일순간에 여유를 되찾았다.
“먼저 휴대폰을 바꾸겠습니다(웃음).”
파주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