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강재민(왼쪽), 최원호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올해 한화 이글스 투수진 중 가장 돋보이는 자원은 단연 신인 강재민(23)이다. 2020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전체 38순위)로 이글스 유니폼을 입은 그는 보기 드문 대졸 투수다. 고졸 신인들의 활약이 수년째 지속된 KBO리그에서 데뷔 시즌부터 두각을 나타내며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즉시전력임을 증명하듯 기분 좋은 기록까지 첫 해부터 세웠다. 구단 최초로 데뷔 시즌에 10홀드를 기록해 든든한 필승조 투수의 탄생을 일찌감치 알렸다. 그는 “내가 처음으로 한 기록이라고 하니까 매우 뜻 깊고, 의미도 더 있는 것 같다. 10홀드를 달성했을 때 팀 동료들이 모두 크게 축하해줬다”고 말했다.
23일까지 강재민이 거둔 성적은 40경기에서 1패1세이브11홀드, 평균자책점(ERA) 2.50이다. 여기에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기록은 역시 투구이닝이다. 39.2이닝을 소화해 신인 불펜투수로는 제법 많은 이닝을 책임지고 있다. 강재민은 “아직 체력적으로도, 팔에도 부담은 없다. 길게 던지는 게 아니니까 앞으로도 큰 부담은 없을 것 같다”며 내구성을 자신했다.
자기 공을 던질 줄 아는 투수가 뛰어난 성적까지 뒷받침된다면 늘 마운드에 오르고 싶기 마련이다. 지금의 강재민에게는 등판 자체가 스스로에게 큰 의미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앞으로 공을 던질 날이 훨씬 더 많은 신인이기에 부상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 또한 더 없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를 담당하는 것은 코칭스태프의 몫이다.
투수 전문가인 최원호 한화 감독대행은 확고한 기준을 세워 불펜투수들에게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최 대행은 “투구수를 기준으로 휴식을 주고 있다. 강재민, 윤대경 등 필승조는 힘든 상황에서 나갈 일이 많은데,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기준에 따라 쉬게 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필승조의 휴식 기준에 대해 묻자 최 대행은 “연투를 하면 일단 하루는 쉬어야 한다. 또 30개 이상을 던져도 다음날 휴식을 준다. 전날 투구수가 적었다고 해도 다음날에는 될 수 있으면 이기는 상황에서만 올리려고 한다”고 답했다.
여전히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한화는 1승이 절실한 경기를 매일 치르고 있다. 강재민을 리드 상황에서 쓰는 것만큼 확실한 카드는 없다. 그러나 당장의 승리보다 더 중요한 미래를 지금의 한화는 보고 있다. 강재민의 등판과 휴식 패턴만 살펴봐도 올해 한화의 ‘관리야구’를 충분히 엿볼 수 있다.
대전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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