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창용불패’에 도전하는 LG 고우석, 韓야구가 20년 만에 만난 ‘영 클로저’

입력 2020-10-06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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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고우석.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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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만 23세 이하 최다 세이브는 임창용(60개)
통산 50세이브 고우석, 역대 2위까지 -7세이브
“막으면 스타, 아니면 독박” 기질까지 갖춘 클로저
팀의 승패를 가르는 경기 막판 절체절명의 순간, 마운드에 오르는 자체만으로도 손에 땀을 쥐게 만든다. 어떻게든 점수를 뽑아내려는 타자를 제압해 세이브를 거두는 것은 강심장의 상징이다. 경험이 적은 젊은 선수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나이답지 않은 여유를 지닌 고우석(23·LG 트윈스)은 KBO리그 최고 레전드 중 한 명인 임창용(44·은퇴) 다음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타고난 ‘클로저’ 기질을 갖춘 그에게는 이 또한 과정일 뿐이다.

2017 신인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고우석은 5일까지 통산 175경기에서 192.2이닝을 소화하며 11승10패50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ERA) 3.78을 기록 중이다. 데뷔 시즌인 2017년 25경기 등 첫 두 시즌 동안 81경기에 등판했지만 세이브 없이 3승5패4홀드에 그쳤다. 추격조 또는 롱릴리프가 주된 역할이었다. 그러나 다소 여유 있는 상황에서 뿌린 최고 150㎞대 중반의 묵직한 속구는 그를 ‘차기 마무리투수’ 후보로 만들었다.

기회는 예상보다 이른 지난해 찾아왔다. 첫 풀타임 마무리투수로 65경기에 등판해 8승2패35세이브1홀드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잠실구장의 9회말 사이렌은 고우석의 등장을 상징한다. 시즌 초반 무릎수술을 받아 두 달간 이탈했지만, 올해도 29경기에서 15세이브1홀드를 올리며 뒷문을 지키고 있다. 최근 2년간 원종현(NC 다이노스·59세이브)에 이어 2번째로 많은 50세이브를 신고하며 야구국가대표팀의 차기 마무리투수 0순위로 꼽힌다.

젊은 투수가 팀의 수호신 역할을 해낸 사례 자체가 드물다. 만 23세 이하 투수가 통산 40세이브 이상 기록한 사례 자체가 KBO리그 역사상 6명에 불과하다. 통산 50세이브를 거둔 고우석도 그 중 한 명이다.

23세 이하 최다 세이브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 임창용(60개)의 몫이다. 그 뒤를 한기주(KIA 타이거즈·56세이브), 이용찬(두산 베어스·51세이브)이 잇는다. 역대 3위 이용찬의 기록까지는 한 개 남았다. LG가 18경기를 남겨뒀으니 현실적으로 임창용의 기록까지 넘보기는 쉽지 않지만, LG가 상승궤도에 다시 진입해 이기는 상황을 자주 마련한다면 임창용 다음가는 역대 2위 기록까지는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고우석은 4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1.2이닝, 즉 5아웃 세이브를 기록했다. 8월 27일 잠실 KT전 이후 개인 13경기만이다. 멀티이닝이 가능한 세이브투수라는 점은 고우석의 가장 큰 무기다. 고우석은 “마무리투수는 위기를 막으면 스타가 되고, 아니면 뒤집어쓰는 자리”라며 웃은 뒤 “분명히 승부처에 올라 위기를 막는 게 쉽진 않다. 하지만 성공했을 때 짜릿함은 말로 표현 안 된다”고 밝혔다. 타고난 클로저라는 말이 결코 과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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