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양의지. 스포츠동아DB
NC 다이노스 양의지(33)는 2019시즌을 앞두고 프리에이전트(FA) ‘잭팟’을 통해 두산 베어스에서 현 NC로 유니폼을 바꿔 입었다. 4년 125억 원의 초대형 계약. 금액에 집중되는 이목만큼 그의 향후 활약에도 모든 기대가 쏠렸다.
초대형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이 제 값을 해내는 걸 소위 ‘모범 FA’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이 표현을 100% 다 소화해 내는 선수는 국내에 그리 많지 않다. 핵심 자원이기에 받을 수밖에 없는 상대팀의 견제, 스스로의 부담감이 선수를 압박하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양의지는 이런 모든 변수를 이겨내고 현재 NC에서 모범 FA로 활약하고 있다. 2019시즌 공수 겸장의 모습을 보이며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올해는 정규시즌 단독선두 질주에 가장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KBO 언택트 올스타, 9월 월간 MVP 등 여러 상복이 따라온 것 역시 이를 증명한다.
양의지는 “지난해에도 상을 많이 받았는데, 올해는 코로나19 변수 속에서도 상을 받아 특별하다. 상이란 건 언제 받아도 계속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시즌 내내 무섭게 질주할 것만 같았던 그이지만, 사람이기에 잠깐의 부진은 있을 수밖에 없었다. NC는 13일까지 올해 가장 긴 연패인 6연패를 기록했다. 이 기간 유독 부진했던 야수가 바로 양의지였다.
양의지는 “연패 중 내가 유독 부족해 반성을 많이 했다. 분위기가 약간 가라앉은 것도 있었는데, 주장으로서 파이팅을 불어 넣어주며 잘 해보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포수인 그에게 특별한 한해다. 전반기 구창모를 포함해 후반기엔 송명기, 김영규, 박정수 등 선발진에 여러 ‘영건’들이 포진해 있다. 베테랑 포수로 할 일이 많을 수밖에 없는 시즌이다.
양의지는 “공을 자신 있게 던지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해준다. 내 일은 어린 투수가 마운드에 올라가 자기 기량을 마음껏 펼칠 수 있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리드 역시 나 혼자 주도하지 않는다. 투수들과 계속 의견을 나누며 그 결과를 끊임없이 반복해 공부한다”고 덧붙였다.
FA 이후의 맹활약을 묻자 “부담감이 크다.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이 있으니 나태해 질수가 없다. 내년과 내후년이 어떻게 될지 또 모른다. 앞으로 계속해서 달려갈 뿐이다”고 강조했다.
올 시즌 개인기록에서는 30홈런 욕심을 솔직하게 밝혔다. 그는 “정말 쳐보고 싶다. 기회가 왔을 때 30홈런을 해보고 싶은 게 있다. 팀으로는 그래도 매직넘버를 빨리 지우는 게 최우선이다”고 말했다.
창원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