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가장 절박할 때 폭발한 ‘생존 DNA‘…인천, 생존까지 한 걸음

입력 2020-10-25 13:57: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전반전 종료 휘슬이 울리자 홈팀 선수들은 라커룸으로 뛰어 들어갔다. 누구 하나 피치에 남아있지 않았다. 대개 벤치 멤버들은 후반 교체출전을 위해 트레이너와 함께 몸을 풀곤 하지만 이날의 풍경은 달랐다.


모두가 라커룸에 들어가 코칭스태프와 하프타임 미팅을 했다. 그만큼 절박했다. 45분이 더 흐른 뒤에도 스코어가 바뀌지 않으면 ‘강등 지옥’으로 떨어질 판이었다. 다행히 최악의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다.


K리그1(1부) 인천 유나이티드가 생존 희망을 이어나갔다. 24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26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일궜다.


모든 힘을 다 쏟아내며 최근 2연패를 끊은 인천 선수들은 그대로 잔디에 드러누웠다. 6승6무14패, 승점 24의 인천은 여전히 꼴찌(12위)를 벗어나진 못했으나, 31일 원정으로 치를 FC서울과 시즌 최종전에서 이기면 같은 시각 펼쳐질 성남FC-부산전 결과와 관계없이 자력으로 생존을 확정할 수 있다.


인천이 원한 것은 단 하나, 승리였다. 전날(23일) 성남이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에서 2-1로 이겨 승점 3이 꼭 필요했다. 6승7무13패의 11위 성남은 10위 부산과 같은 승점 25를 확보했다.
그러나 인천의 출발은 불안했다. 패스 미스가 넘쳐난 전반 43분 부산 이동준에게 선제 헤딩골을 내줬다. 비기기만 해도 잔류를 확정할 수 있었던 원정팀 부산은 악착같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인천의 ‘생존 DNA’가 꿈틀거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투입된 김대중이 큰일을 냈다. “할 수 있어, 인천”의 절박한 외침이 계속되던 후반 29분 무고사가 왼쪽 측면에서 띄운 크로스를 헤딩 동점골로 연결했다.


인천의 반격은 계속됐다. 1분 뒤 왼쪽 날개 정동윤이 부산 문전을 파괴하면서 직접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 조성환 감독은 “엄청난 부담을 간절함으로 이겨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희망으로 시즌을 마무리하도록 후회 없이 서울 원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역전을 허용해 생존 신고를 미룬 부산 이기형 감독대행은 “오늘을 교훈 삼아 몸과 마음, 전술적 준비를 단단히 하겠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부산 역시 31일 성남 원정에서 ‘비기기만 해도’ K리그1에 잔류할 수 있다. 부산과 인천은 나란히 24골로, 성남(22골)을 다득점에서 앞서있다.

인천|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