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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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포스트시즌(PS)은 9일 두산 베어스-KT 위즈의 플레이오프(PO·5전3승제)부터 전 경기를 고척스카이돔에서 치른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개막이 늦어지면서 일찌감치 결정된 사안이다. 추위와 비를 피해 경기를 치를 수 있어 일정의 변수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경기력의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고척돔을 홈으로 사용하는 키움 히어로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WC)에서 탈락한 가운데 PO에 오른 두산과 KT, 한국시리즈(KS)에 직행한 NC 다이노스의 3개 팀은 모두 그라운드 적응이라는 과제를 떠안았다. 이들이 정규시즌 고척돔에서 소화하는 경기는 똑같이 총 8게임에 불과해 홈구장과는 전혀 다른 환경에서 가을야구를 치러야 한다.

특히 강한 땅볼 타구에 빠른 대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인조잔디와 딱딱한 그라운드의 특성상 땅볼 타구의 속도가 타 구장과 비교해 빠르다는 것이 선수와 지도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특히 내야수들의 순발력이 무척 중요해졌다.

두산 1루수 오재일은 “인조잔디도 그렇지만, 고척돔의 그라운드 자체가 딱딱해서 타구 속도가 빨라 수비하기가 쉽지 않다”며 “타격할 때는 타구가 빠르니 그만큼 잘 빠져나가서 안타를 생산할 확률이 높지만, 수비할 때는 다른 얘기다. 빨라서 어렵긴 하다”고 밝혔다.

KT 이강철 감독도 “고척돔에서 타구가 무척 빠르다. 분명 변수가 있을 것”이라며 “우리 팀에 땅볼유도형 불펜투수가 많아 내야수들의 수비가 중요하다”고 경계했다.

발 빠른 타자들의 활용법도 승부를 가를 열쇠가 될 수 있다. 고척돔은 좌·우중간이 넓어 타구가 펜스까지 굴러가면 3루타가 될 확률이 그만큼 올라간다. 외야 공간이 워낙 넓다 보니 1루 견제구가 빠졌을 때 주자가 3루까지 내달리는 장면도 자주 볼 수 있다. 키움이 고척돔 개장 당시 홈런 수가 줄들더라도 좌·우중간으로 정확하게 타격해 한 베이스 더 가는 야구를 추구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KT 주장 유한준은 “고척돔 그라운드가 딱딱해 외야에서도 빠른 타구가 많이 나온다. 대비가 필요하다”며 “특히 장타에 대비해 수비 위치를 많이 신경 써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9일 PO 1차전에는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따른 정원의 50%인 8200명이 입장해 PO 통산 96번째, PS 통산 299번째 매진을 기록했다. 올해 PS 4경기의 누적 관중은 3만8358명이다.

고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