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75회째를 맞는 US여자오픈이 11일(한국시간) 오전 0시20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챔피언스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최고의 별들이 참가하는 US여자오픈에서 태극낭자들은 1998년 박세리(43) 이후 지난해 이정은6(24)까지 모두 10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0년 이후 2019년까지 지난 10년 간 6번 우승을 차지하며 미국 내셔널타이틀 대회임에도 ‘어차피 우승은 한국’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강세를 보였다.
유독 극적인 장면과 진기한 기록도 많이 연출했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선정한 ‘역대 US여자오픈 명장면’ 2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골프팬의 가슴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4라운드까지 합계 6오버파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리시폰과 동률을 이룬 박세리는 당시 대회 규정에 따라 18홀 ‘연장 5라운드’를 치렀다. 17번 홀까지 추아리시폰과 나란히 1오버파를 기록하고 있던 박세리는 18번(파4)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날아가 연목 경사지 러프에 걸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지켜보던 모든 이가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순간 박세리는 침착하게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가 공을 안전하게 쳐 냈고, 결국 보기를 적어내며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20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에 성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상 가장 긴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한국인 최초로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로부터 7년 뒤, 이번에는 김주연(39)이 일을 냈다. 모건 프리셀(미국)과 공동 선두였던 김주연은 4라운드 18번(파4) 홀에서 우드로 친 세컨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파 세이브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문명 ‘버디 킴’처럼 김주연의 벙커샷은 그대로 홀컵에 떨어져 버디로 연결됐다. ‘기적의 벙커샷’이었다. 뒷조 프리셀이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지만 보기에 그쳤고, 김주연은 US여자오픈 첫 출전에서 우승한 역대 3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리 키즈’인 박인비(32)는 2008년 최종합계 9언더파로 자신의 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따냈다. 당시 19세11개월17일이었던 그는 종전 1위였던 1998년 박세리(20세9개월8일)를 넘어섰고, 이는 여전히 역대 최연소 US여자오픈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박인비는 2013년에도 이 대회 챔피언에 올라 태극낭자 중 유일하게 US여자오픈 2차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선두에 2타 뒤져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지은희(34)와 함께 2011년 유소연(30)의 우승도 특별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서희경(34)과 공동 선두로 정규라운드를 마친 유소연은 16번(파3)~17번(파5)~18번(파4) 홀 3개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파~버디~버디를 기록하며 파~더블보기~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렸다.
전인지(26)는 2015년 최종라운드 15~17번 홀 3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양희영(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김주영에 이어 역대 4번째로 US여자오픈 첫 출전에서 챔피언에 오른 선수가 됐다. 2012년 최나연(33)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4타 차 준우승에 그쳤던 양희영은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에서 또 다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2017년과 2019년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27)과 이정은은 각각 루키 시즌, 자신의 미국 무대 첫 우승을 US오픈에서 따냈다. 그동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태극낭자 9명 중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US여자오픈 타이틀로 장식한 선수는 둘을 포함해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 등 6명에 이른다. 2020년 US여자오픈 출전 선수는 총 156명이고, 이중 한국 국적 선수는 27명나 된다. 역대 우승경험이 있는 한국인 9명 중 박세리 김주연 최나연 3명을 뺀 6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유독 극적인 장면과 진기한 기록도 많이 연출했다. 박세리의 ‘맨발 투혼’은 미국골프협회(USGA)가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선정한 ‘역대 US여자오픈 명장면’ 2위에 오를 정도로 국내 팬뿐만 아니라 전 세계 골프팬의 가슴 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4라운드까지 합계 6오버파로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리시폰과 동률을 이룬 박세리는 당시 대회 규정에 따라 18홀 ‘연장 5라운드’를 치렀다. 17번 홀까지 추아리시폰과 나란히 1오버파를 기록하고 있던 박세리는 18번(파4) 홀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왼쪽으로 날아가 연목 경사지 러프에 걸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 지켜보던 모든 이가 ‘힘들겠구나’라고 생각하던 순간 박세리는 침착하게 양말을 벗고 연못으로 들어가 공을 안전하게 쳐 냈고, 결국 보기를 적어내며 승부를 이어갔다. 연장 20번째 홀에서 6m 버디 퍼트에 성공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역사상 가장 긴 연장 승부에 마침표를 찍고 한국인 최초로 US여자오픈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그로부터 7년 뒤, 이번에는 김주연(39)이 일을 냈다. 모건 프리셀(미국)과 공동 선두였던 김주연은 4라운드 18번(파4) 홀에서 우드로 친 세컨 샷이 그린 왼쪽 벙커에 빠지고 말았다. 파 세이브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영문명 ‘버디 킴’처럼 김주연의 벙커샷은 그대로 홀컵에 떨어져 버디로 연결됐다. ‘기적의 벙커샷’이었다. 뒷조 프리셀이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으면 연장으로 승부를 끌고 갈 수 있었지만 보기에 그쳤고, 김주연은 US여자오픈 첫 출전에서 우승한 역대 3번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세리 키즈’인 박인비(32)는 2008년 최종합계 9언더파로 자신의 LPGA 투어 데뷔 첫 승을 US여자오픈에서 따냈다. 당시 19세11개월17일이었던 그는 종전 1위였던 1998년 박세리(20세9개월8일)를 넘어섰고, 이는 여전히 역대 최연소 US여자오픈 우승 기록으로 남아있다. 박인비는 2013년에도 이 대회 챔피언에 올라 태극낭자 중 유일하게 US여자오픈 2차례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선두에 2타 뒤져 최종라운드를 시작해 마지막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짜릿한 1타 차 역전 우승을 차지한 2009년 지은희(34)와 함께 2011년 유소연(30)의 우승도 특별한 장면으로 남아있다.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 서희경(34)과 공동 선두로 정규라운드를 마친 유소연은 16번(파3)~17번(파5)~18번(파4) 홀 3개 홀에서 펼쳐진 연장전에서 파~버디~버디를 기록하며 파~더블보기~파에 그친 서희경을 따돌렸다.
전인지(26)는 2015년 최종라운드 15~17번 홀 3연속 버디에 성공하며 양희영(31)을 1타 차로 따돌리고 김주영에 이어 역대 4번째로 US여자오픈 첫 출전에서 챔피언에 오른 선수가 됐다. 2012년 최나연(33)에게 우승컵을 내주며 4타 차 준우승에 그쳤던 양희영은 3년 만에 다시 찾아온 우승 기회에서 또 다시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2017년과 2019년 우승을 차지한 박성현(27)과 이정은은 각각 루키 시즌, 자신의 미국 무대 첫 우승을 US오픈에서 따냈다. 그동안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태극낭자 9명 중 생애 첫 LPGA 투어 우승을 US여자오픈 타이틀로 장식한 선수는 둘을 포함해 김주연(2005년), 박인비(2008년), 유소연(2011년), 전인지(2015년) 등 6명에 이른다. 2020년 US여자오픈 출전 선수는 총 156명이고, 이중 한국 국적 선수는 27명나 된다. 역대 우승경험이 있는 한국인 9명 중 박세리 김주연 최나연 3명을 뺀 6명이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