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환, 김재호, 노진혁, 김혜성(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미국 현지 언론의 29일(한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김하성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을 마쳤다. KBO리그 최고 유격수 김하성의 영입을 두고 현지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 김하성은 주전으로 도약한 2015년부터 올해까지 931경기에서 타율 0.296, 131홈런, 56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9로 펄펄 날았다. 특히 최근 2년간 합작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 11.97은(스포츠투아이 기준) 리그 최상위권으로 꼽혔다.
김하성이 떠났지만 KBO리그 전체에는 훌륭한 유격수가 여전히 많다. 대표주자는 오지환(30·LG 트윈스)이다. 오지환은 올해 141경기에서 타율 0.300, 10홈런, OPS 0.823을 기록했다. 생애 첫 3할 타율이다. 수비에서도 건실한 모습을 보였고, WAR은 4.11에 달했다.
터줏대감 김재호(35)의 존재도 여전하다. 아직 프리에이전트(FA) 협상을 마무리하지 못했지만, 원 소속팀 두산 베어스는 내년에도 김재호가 주전 유격수로서 내야를 든든히 맡아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특유의 수비력을 자랑하고 있다.
거포 유격수 노진혁(31·NC 다이노스)도 무르익었다. 올해 132경기에서 타율 0.274, 20홈런, 82타점으로 생애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NC가 통합우승을 차지하는 데 지분이 상당했다.
또 김하성의 뒤를 이을 것이 유력한 김혜성(21·키움 히어로즈)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 2루수와 유격수, 외야수를 오가면서도 wRC+(조정득점생산) 99.4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한 포지션에 고정된다면 타격 성적에서도 괄목할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올 시즌 부진했지만,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는 심우준(25·KT 위즈)과 박찬호(25·KIA 타이거즈)의 성장세도 눈여겨볼 만하다.
자연히 국가대표 주전 유격수 자리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하성은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시작으로 2017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등에서 주전 유격수를 도맡았다. 특히 2018년 AG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며 완벽히 뿌리내렸다. 당장 내년 도쿄올림픽에서도 김하성이 최우선순위로 꼽혔지만, ML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선수는 참여하기가 쉽지 않다. 김하성 개인은 물론 대표팀 입장에서도 아쉬울 수밖에 없지만 다른 이들에게는 기회다. 주전 자리부터 빈 데다, 유틸리티 백업 자리도 원점에서 시작될 전망이다. 공수에서 건실함을 보이는 김재호, 오지환, 노진혁, 김혜성은 물론 주루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심우준, 박찬호 등에게도 기회는 열려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