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의 잠재력을 터뜨리는 방법은 다양하다. 입단 첫해부터 경험치를 잔뜩 쌓는 케이스로는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 강백호(23·KT 위즈)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KBO리그 40년 역사에 남을 ‘슈퍼 루키’였고, 모든 유망주가 이정후나 강백호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일찍 실패를 맛봐 길게 방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년 전까지만 해도 LG 트윈스의 유망주들은 후자에 가까웠다.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한 매뉴얼 확립이 필수다. 황무지에 가까웠던 LG의 ‘뎁스’는 이제 유망주들로 가득 채워졌다. 당장 1군에서 긁어보고 싶은 복권이 여럿 있지만, LG는 오히려 긴 호흡으로 이들을 지켜볼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말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구체적 밑그림이 그려졌다. 류지현 감독 이하 전 코칭스태프와 이규홍 LG스포츠 사장, 차명석 단장이 모두 참여해 2021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현장과 프런트는 미래발전적 신인 육성에 뜻을 모았다. 차 단장은 “1, 2군 합쳐 13명의 유망주를 추렸다. 이들은 올해 우리가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수와 야수, 또 포지션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은 1·2군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회를 부여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2년차 이민호, 김윤식, 3년차 남호는 물론 올해 입단한 강효종 등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LG는 이미 지난해 신인들을 1군 엔트리에 늘 포함시키는 육성법으로 재미를 봤다. 아직 프로의 144경기 강행군 스케줄을 따르기 어려운 이민호의 경우 10일 로테이션이라는 묘수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는 그 ‘시즌2’인 셈이다.
다만 올해 입단한 신인들의 경우 결코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다. 차 단장은 “이제 막 졸업한 선수들의 몸 상태는 프로의 훈련과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 이들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무리한 기용은 없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판단해줄 것”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주전의 역할이 큰 포지션의 경우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쳐야 한다. 류 감독과 차 단장은 젊은 백업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포수수비이닝 압도적 1위 유강남(1009.2이닝)의 백업 자원도 젊은 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강남과 포수이닝 2위 최재훈(한화 이글스·952이닝)의 차이는 57이닝이다. 유강남 혼자 6경기 이상을 오롯이 더 뛴 셈이다. 지난해 2군에서 경험치를 쌓은 김재성은 물론 박재욱, 김기연 등 젊은 포수진이 스스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의 2군 성적을 내기 위해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선수들을 기용하면 된다. 하지만 LG는 지난해 유망주 위주의 기용으로도 27년 만에 북부리그 1위에 올랐다. 유망주들의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 이제 매뉴얼의 힘이 그들을 꽃피울 차례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수년 전까지만 해도 LG 트윈스의 유망주들은 후자에 가까웠다.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선 철저한 원인 분석을 통한 매뉴얼 확립이 필수다. 황무지에 가까웠던 LG의 ‘뎁스’는 이제 유망주들로 가득 채워졌다. 당장 1군에서 긁어보고 싶은 복권이 여럿 있지만, LG는 오히려 긴 호흡으로 이들을 지켜볼 계획이다.
지난해 11월말 경기도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열린 워크숍에서 구체적 밑그림이 그려졌다. 류지현 감독 이하 전 코칭스태프와 이규홍 LG스포츠 사장, 차명석 단장이 모두 참여해 2021년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이 자리에서 현장과 프런트는 미래발전적 신인 육성에 뜻을 모았다. 차 단장은 “1, 2군 합쳐 13명의 유망주를 추렸다. 이들은 올해 우리가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수와 야수, 또 포지션에 따라 다르지만 이들은 1·2군에서 각기 다른 방식으로 기회를 부여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가능성을 보인 2년차 이민호, 김윤식, 3년차 남호는 물론 올해 입단한 강효종 등도 리스트에 포함됐다.
LG는 이미 지난해 신인들을 1군 엔트리에 늘 포함시키는 육성법으로 재미를 봤다. 아직 프로의 144경기 강행군 스케줄을 따르기 어려운 이민호의 경우 10일 로테이션이라는 묘수로 성공 가능성을 보였다. 올해는 그 ‘시즌2’인 셈이다.
다만 올해 입단한 신인들의 경우 결코 무리시키지 않겠다는 각오다. 차 단장은 “이제 막 졸업한 선수들의 몸 상태는 프로의 훈련과 일정을 모두 소화하기 어렵다. 이들이 준비를 마칠 때까지 무리한 기용은 없다. 트레이닝 파트에서 판단해줄 것”이라며 두터운 신뢰를 보였다.
주전의 역할이 큰 포지션의 경우 젊은 선수들이 뒤를 받쳐야 한다. 류 감독과 차 단장은 젊은 백업의 중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지난해 포수수비이닝 압도적 1위 유강남(1009.2이닝)의 백업 자원도 젊은 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유강남과 포수이닝 2위 최재훈(한화 이글스·952이닝)의 차이는 57이닝이다. 유강남 혼자 6경기 이상을 오롯이 더 뛴 셈이다. 지난해 2군에서 경험치를 쌓은 김재성은 물론 박재욱, 김기연 등 젊은 포수진이 스스로 경쟁력을 증명해야 한다.
당장의 2군 성적을 내기 위해선 20대 후반~30대 초반의 선수들을 기용하면 된다. 하지만 LG는 지난해 유망주 위주의 기용으로도 27년 만에 북부리그 1위에 올랐다. 유망주들의 가능성은 충분히 봤다. 이제 매뉴얼의 힘이 그들을 꽃피울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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