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피플] ‘해트트릭 폭발’ 포항 임상협, 있어야 할 자리에서 부활을 외치다

입력 2021-05-20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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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임상협. 사진제공 | 포항 스틸러스

포항 임상협. 사진제공 | 포항 스틸러스

간절하게 기회를 잡았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았다. K리그1(1부) 포항 스틸러스의 측면 공격수 임상협(33)이 해트트릭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임상협은 18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하나원큐 K리그1 2021’ 17라운드 홈경기에서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4분 만에 골 맛을 봤다. 상대 지역 오른쪽에서 크베시치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23분에는 신진호가 연결한 볼을 왼발 슛해 추가골을 뽑았고, 3분 뒤 다시 신진호의 패스를 잡아 상대 골키퍼까지 제치며 오른발 슛으로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임상협은 부산 아이파크 시절인 2013년 8월 경남FC전 이후 8년 만에 개인통산 2번째이자, 올 시즌 K리그1 첫 해트트릭을 만들었다.


빈곤한 공격력을 걱정해온 포항 김기동 감독도 활짝 웃었다. 앞선 15경기에서 포항은 15득점에 그쳤다. 경기당 1골을 간신히 채웠다. 임상협의 환상적 퍼포먼스가 반가운 이유다.


모든 게 잘 풀리진 않았다. 방심한 탓인지 포항은 순식간에 동점을 허용했다. 전반 31분 조유민의 골을 도운 무릴로가 후반 11분 해결사로 나선 수원FC는 후반 27분 라스의 페널티킥 골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포항 송민규가 곧바로 4번째 골을 터트렸다.


결승골의 주인공은 바뀌었으나, 올 시즌 16경기에서 6골·1도움을 올린 임상협의 활약은 충분히 인상적이다. 수원 삼성에서 뛰다 올해 초 포항 유니폼을 입은 그에게는 물음표가 붙었다. 수원에서 3년을 뛰고, 그 중 반 시즌(2019년 후반기)은 제주 유나이티드로 임대됐던 그는 27경기에서 2골·1도움(이상 수원)에 그쳤다. 제주에선 4경기에 나섰을 뿐이다.


하지만 스스로 명예를 회복했다. 많은 활동량과 적극적 수비 가담, 수준급 스피드를 앞세운 공간창출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개인훈련의 영향도 크다. 팀 훈련이 끝나도 골키퍼 강현무의 도움을 받아 킥 연습을 하며 감각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6일 전북 현대전을 시작으로 FC서울과 수원에 잇달아 비수를 꽂았고, 이날 해트트릭으로 확실한 부활을 알렸다.


22일 울산 현대와 ‘동해안 더비’를 앞두고 값진 승리를 맛본 김 감독이 “(임)상협이의 해트트릭을 축하한다. 우연한 결과가 아니다. 노력이 가져온 산물”이라며 고마움을 전하자, 임상협은 “믿고 기회를 주신 것에 보답하려 했다. 선수는 지도자의 선택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기회를 놓치면 끝이라 생각했다. ‘한물갔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항상 난 제 자리에 있었다는 걸 증명하고 싶었다”며 활짝 웃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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