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브레이크] 2008년 롯데와 한화, 2018년 KIA와 LG…2021년에는?

입력 2021-08-17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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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선수단. 스포츠동아DB

롯데 선수단. 스포츠동아DB

한 달간의 올림픽 브레이크. 마냥 손놓고 쉰 팀은 없다. 이 기간 탄탄히 재정비를 마친 팀들은 상승세를 누릴 수 있다. 2008베이징올림픽,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의 사례가 증명한다. KBO는 2022항저우AG부터 정규시즌 중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당분간 마지막이 될 장기간의 브레이크가 끝난 만큼 올 시즌 후반기 순위경쟁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구단 역사상 최고 기록 - 최악의 시작

베이징올림픽 당시 KBO리그는 8월 1일부터 25일간 휴식기를 보냈다. 전체 504경기 중 4분의 3 가까운 383경기(76.0%)를 소화한 시점이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의 첫해였던 롯데는 기분 좋은 4연승으로 올림픽 브레이크를 맞았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도 7연승을 더해 총 11연승. 여전히 깨지지 않는 롯데 구단 역사상 최다기록이다. 1패 후 7연승, 다시 1패 후 3연승. 이 기간 21승2패의 압도적 흐름이었다. 롯데는 휴식기 이후 승률 0.656(21승11패)을 기록해 정규시즌을 3위로 마쳤다. 올림픽 이전까지 5위 삼성 라이온즈에 0.5경기차로 앞선 불안한 4위였으나, 이 때 격차를 확 벌렸다.

반면 올림픽 이전까지 102경기에서 56승46패로 3위였던 한화 이글스는 대회 후 거짓말처럼 힘을 잃었다. 24경기에서 8승16패(승률 0.333). 이 때 시작된 암흑기가 2018년 가을야구 전까지 꼬박 10년간 이어졌으니 구단 역사에도 아픈 기억이다.


20%의 기회면 충분한 반전!

2014인천AG 브레이크는 순위싸움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 전체 576경기 중 90% 넘는 525경기(91.1%)를 치른 채 대회를 맞이했고, 대회 후에는 잔여경기 편성의 느낌이 강했다. 결국 대회 전후 순위표 변동 없이 시즌이 끝났다.

2018AG는 달랐다. 전체 569경기(79.0%)를 치른 채 리그가 멈췄으니, 20%의 일정에선 변동폭이 충분했다. 실제로 브레이크 이전까지 승률 0.464로 8위에 머물렀던 KIA 타이거즈는 이후 19승15패(승률 0.559)를 기록해 5위로 가을야구 막차에 탔다. 반면 브레이크 이전 5위였던 LG 트윈스는 이후 12승16패(승률 0.429)에 머물며 8위로 시즌을 마쳤다. 당시 KIA와 LG는 단 1.5경기차. LG의 브레이크 이후가 두고두고 아쉬웠던 이유다.


사실상 남은 절반, 역대급 변화 예상

올해는 더 큰 변화가 예상된다. 전반기까지 전체 384경기(53.3%)를 치렀다. 유독 치열한 중위권 다툼이 펼쳐지던 가운데 사실상 반환점을 막 돈 시점에서 올림픽을 맞았다. 여기에 방역수칙 위반부터 음주운전, 대마초 반입 등으로 각 팀의 주요 전력들에 변동이 크다.

실제로 전력약화가 우려됐던 키움 히어로즈는 후반기 첫 단추를 5승1패로 깔끔하게 끼웠다. 전반기 8위 롯데(4승2패)와 9위 KIA(2승2무1패) 역시 승률 0.667의 상승세. 물론 후반기 시작점에 불과하다. 앞선 브레이크 기간을 살펴봐도 선두 자리가 요동친 사례는 없다. 하지만 중위권 팀들에는 모두 기회가 열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흥미로운 후반기가 이제 막 시작했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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