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KS 기다리며 준비한, 미란다의 꿈이 이뤄졌다 [KS]

입력 2021-11-11 15: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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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미란다. 스포츠동아DB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두산 베어스 김태형 감독은 10일 삼성 라이온즈와 플레이오프(PO·3전2승제) 2차전에서 11-3으로 이겨 한국시리즈(KS·7전4승제) 진출을 확정한 뒤 이 같이 말했다.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32) 얘기다. 늘 진중하게 인터뷰에 임했던 김 감독도 이 소식을 전할 때는 표정이 밝았다. 그만큼 미란다의 회복 소식은 두산에 엄청난 호재다.

미란다가 누구인가. 올해 정규시즌 28경기에서 한 차례 완봉승을 포함해 14승5패, 평균자책점(ERA) 2.33을 기록했다. ERA 부문 타이틀홀더다. 그뿐 아니라 225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고(故) 최동원이 1984년 작성한 단일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3개)도 경신했다. 그야말로 괴력의 소유자였다. 단순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는 것만으로도 상대팀이 느끼는 공포의 크기는 달라질 수 있다.

미란다는 언제 찾아올지 모를 포스트시즌(PS) 엔트리 진입을 기다리며 잠실구장에서 훈련해왔다. 그러나 김 감독은 PO를 시작할 때만 해도 “공을 만지지 않고 있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단, “본인이 KS에 가면 나올 수 있다는데”라며 여운을 남겼다. 와일드카드(WC)결정전부터 살아남아야 하는 불리한 입장. 일찍 시즌이 마무리됐다면, 미란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불가능했다.

마치 기적처럼 미란다는 9일부터 캐치볼을 시작했다. 그 누구보다 마운드에 오르고 싶었지만, 공을 만질 수 있는 수준이 될 때까지 묵묵히 기다렸다. 그 대신 러닝 등으로 하체를 단련하며 언제 찾아올지 모를 기회를 기다렸다. 첫날(9일) 30m, 이튿날(10일) 45m를 던졌다. 선수단 휴식일인 11일 숨을 고르고, 남은 기간 꾸준히 거리를 늘려가며 실전투구가 가능한 몸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김 감독은 “본인이 긍정적으로 얘기했다. 얼마나 던질 진 모르겠지만 KS 엔트리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KS 상대는 KT 위즈다. 미란다는 정규시즌 KT전 5경기에서 1승1패, ERA 4.26(25.1이닝 12자책점)을 기록했다. 9개 구단 중 가장 좋지 않은 상대전적이다. 그러나 단기전에서 그의 존재감은 결코 작지 않다. 까다로운 투구폼,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 위력적인 포크볼 등 KT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요소가 많다. 동료 외국인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미란다는 최고의 투수”라며 “그동안 못 던진 것이 팀에 큰 손실이었다. 그가 KS에 합류하는 자체만으로 50%의 우승 확률을 가져가는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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