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처스 FA’ 전유수 “KT엔 감사함뿐…남은 연료 쏟을 자신 있다” [SD 인터뷰]

입력 2021-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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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전유수는 퓨처스리그 FA 권리를 행사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로 가득하다. 사진제공 | KT 위즈

KT 전유수는 퓨처스리그 FA 권리를 행사했다. 쉽지 않은 선택이었지만 마지막 불꽃을 태우겠다는 각오로 가득하다. 사진제공 | KT 위즈

제도 도입 첫해. 선수 입장에서도 운신의 폭이 넓지 않기 때문에 권리 행사까지 고민이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불펜투수들이 시장에 쏟아진 상황도 유리하진 않다. 하지만 자신에게 남은 연료를 모두 불태우겠다는 각오도, 그 다짐을 뒷받침할 몸 상태 모두 확신했다. 퓨처스리그 프리에이전트(FA)를 신청한 전유수(35·KT 위즈)는 여전히 자신을 믿는다.

전유수는 최근 KBO에 퓨처스 FA를 신청했다. 올해부터 시행되는 퓨처스 FA 자격은 ‘소속, 육성, 군보류, 육성군보류 선수로 리그 등록일이 60일 이하인 시즌’이 통산 7차례 이상인 이들 중 당해연도 1군 145일 이상 등록되지 않았으며 기존 FA 계약이 없던 이들에게 주어진다. 대상자는 14명. 2005년 현대 유니콘스에 2차 8라운드로 입단, 올해로 17년차를 맞는 전유수도 그 중 한 명이었다.

권리행사 후 연락이 닿은 전유수는 “이래저래 고민이 많았다”는 말로 입을 열었다. 이어 “여러 제약이 있긴 하지만 올해 도전하지 않으면 언제 또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신청했다”고 덧붙였다.
KT의 창단 첫 정규시즌-한국시리즈 통합우승. KS 엔트리 30인에 전유수의 이름은 없었다. 불펜의 두께가 상당했기 때문에 전유수가 비집고 들어갈 틈은 없었다. 올해 1군 11경기서 10.2이닝을 소화하며 1승무패, 평균자책점(ERA) 3.38을 기록했으며 2군에서도 23경기서 24이닝을 책임지며 1승1패1세이브3홀드,ERA 2.25로 준수했다. 아픈 곳도 없었다. 절대적 기준은 여전히 좋았지만 상대적 기준에서 밀렸다.

전유수는 “우리 KT는 정말 강팀이다. 불펜의 젊은 선수들이 잘해서 우승까지 이뤄냈다”며 “냉정히 말해서 2~3년, 길어야 3~4년 정도 더 현역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 텐데, 그 마지막 시간을 내 힘이 조금 더 필요한 팀에서 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올해 초 딸을 얻은 전유수에겐 자신의 2세가 성장해 아빠의 직업을 알 수 있을 때까지 마운드를 지키겠다는 소망이 있다. 쉽지 않은 선택. 아내도 “지방팀의 제의가 온다면 따라가겠다”고 말하며 남편의 뜻을 존중했다고.

30대 중반의 베테랑 불펜투수. 몸 상태에 의문부호가 따른다면 선뜻 러브콜을 보내기 쉽지 않다. 전유수는 “정말 자신이 있다. 프로야구선수는 상품이다. 그 상품을 얻기 위해 대가를 지불한다. 어느 팀에서 날 부르든 투자하는 것 아닌가. 투자한 만큼 이상의 효과를 얻게 할 자신은 있다. 내 남은 연료를 다 쏟을 생각”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KT 전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 | KT 위즈

KT 전유수(오른쪽)의 경기 모습. 사진제공 | KT 위즈


2019시즌에 앞서 처음 KT 유니폼을 입은 전유수는 62경기서 3승1패1세이브7홀드, ERA 3.39를 기록하며 창단 첫 5할 승률에 기여했다. 스스로도 이때만큼의 퍼포먼스를 자신하고 있다. 그만큼 KT에서 보낸 시간은 각별한 의미다.

“이강철 감독님과 박승민 이승호 투수코치님께도 정말 감사드린다. 올해 2군에 있을 때는 홍성용 배우열 투수코치님이 정말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이분들과 나이가 같은데, 코치로서 많은 배려를 해주신 덕에 열심히 던질 수 있었다. 많은 팬분들도 기억난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에게 응원을 보내주셨다. 내가 온 뒤 팀이 중위권으로 올라갔고 정규시즌 2위를 거쳐 통합우승을 해냈다. 우승에 기여한 게 많진 않지만 역사의 시작을 함께 해 각별한 의미가 있는 팀이다.”



퓨처스 FA 역시 1군 FA처럼 원 소속팀을 포함한 10개 구단과 자유로운 협상이 가능하다. 전유수의 2022년 행선지가 어디일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그는 그곳에서 자신에게 남은 연료를 모두 소진할 참이다.

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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