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를 생각하면 아찔하다. 세상 무서운 ‘호랑이 선생님’을 또 만난다는 생각에 암담했다. 그러나 어쩌겠나. 상황을 뒤집을 수 없는데….
K리그1(1부)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윤종규(24)는 안익수 감독(57)의 부임 소식을 듣고는 아찔했다.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미처 경험하지 못한 팀 동료들에게는 “이제 다 죽었다”는 말까지 건넸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스승은 달랐다. 과거 연령별 대표팀에서 마주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매 순간 냉혹하게 질책하던 ‘호랑이’가 아니었다.
“그냥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이야’, ‘어휴’만 연발했다. 무서웠다. 과거 생각이 계속 떠오르더라. 그런데 예전의 안 감독님이 아니었다. 세상에, 감독님이 바뀌다니…. 사람의 변신은 무죄라던데 정말 신기했다.”
윤종규는 최근 서울과 4년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당초 이적이 유력한 듯했으나, 마지막 결정은 잔류였다. 서울 선수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경남 남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제 서울에서 20대를 전부 보내게 생겼다. 주변에서 ‘입단 선수도 아닌데 4년 재계약은 처음 본다’며 많은 축하를 보내줬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고 털어놓았다.
2021시즌은 고통과 행복이 교차했다. 시즌 초에는 역경과 위기의 연속이었다. 번번이 결과를 놓친 팀은 급기야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결국 박진섭 전 감독(현 전북 현대 B팀 감독)과 헤어지게 됐다.
그러나 반전이 찾아왔다. 서울은 안 감독의 부임 이후 11경기에서 6승4무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측면 풀백에게는 새 임무가 주어졌다. 안 감독은 측면 수비수들이 단순한 오버래핑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파고드는 전략·전술을 마련했다.
“풀백이 중원 한복판으로 이동하다니 신기했다. 공격할 때 포지션이 중앙으로 많이 쏠려있어 미드필더들의 고충을 실감하게 됐다.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즐기면서 도전하는 축구는 강하다. 윤종규는 “동료들과 뭔가 의미 있는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신선하다. 즐기면서 경기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목표는 분명하다. 적극적인 슛을 통한 공격력 업그레이드다. 그는 “흐름상 올해는 찬스가 많아질 것 같다. 측면이 아닌 중앙에 자주 위치하므로 슛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꿈도 뚜렷하다. ‘서울 맨’으로서 윤종규를 증명하고 싶다. K리그1 시즌 베스트11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목표는 크게 가져야 한다.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윤종규는 “요즘 의무감이 생겼다.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팀에 힘을 불어넣고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는 내 자신을 그려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남해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K리그1(1부) FC서울의 측면 수비수 윤종규(24)는 안익수 감독(57)의 부임 소식을 듣고는 아찔했다. 속으로 비명을 지르며 미처 경험하지 못한 팀 동료들에게는 “이제 다 죽었다”는 말까지 건넸다.
오랜만에 다시 만난 스승은 달랐다. 과거 연령별 대표팀에서 마주했을 때와는 전혀 다른 인상이었다. 매 순간 냉혹하게 질책하던 ‘호랑이’가 아니었다.
“그냥 탄식이 절로 나왔다. ‘이야’, ‘어휴’만 연발했다. 무서웠다. 과거 생각이 계속 떠오르더라. 그런데 예전의 안 감독님이 아니었다. 세상에, 감독님이 바뀌다니…. 사람의 변신은 무죄라던데 정말 신기했다.”
윤종규는 최근 서울과 4년 계약연장에 합의했다. 당초 이적이 유력한 듯했으나, 마지막 결정은 잔류였다. 서울 선수단의 동계훈련이 진행 중인 경남 남해의 한 호텔에서 만난 그는 “이제 서울에서 20대를 전부 보내게 생겼다. 주변에서 ‘입단 선수도 아닌데 4년 재계약은 처음 본다’며 많은 축하를 보내줬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든다”고 털어놓았다.
2021시즌은 고통과 행복이 교차했다. 시즌 초에는 역경과 위기의 연속이었다. 번번이 결과를 놓친 팀은 급기야 강등 위기까지 내몰렸다. 결국 박진섭 전 감독(현 전북 현대 B팀 감독)과 헤어지게 됐다.
그러나 반전이 찾아왔다. 서울은 안 감독의 부임 이후 11경기에서 6승4무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측면 풀백에게는 새 임무가 주어졌다. 안 감독은 측면 수비수들이 단순한 오버래핑뿐 아니라 상황에 따라 중앙으로 파고드는 전략·전술을 마련했다.
“풀백이 중원 한복판으로 이동하다니 신기했다. 공격할 때 포지션이 중앙으로 많이 쏠려있어 미드필더들의 고충을 실감하게 됐다. 신선하면서도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새 시즌을 앞두고는 자신감이 가득하다. 즐기면서 도전하는 축구는 강하다. 윤종규는 “동료들과 뭔가 의미 있는 작업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신선하다. 즐기면서 경기를 한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깨칠 수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개인적 목표는 분명하다. 적극적인 슛을 통한 공격력 업그레이드다. 그는 “흐름상 올해는 찬스가 많아질 것 같다. 측면이 아닌 중앙에 자주 위치하므로 슛 연습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꿈도 뚜렷하다. ‘서울 맨’으로서 윤종규를 증명하고 싶다. K리그1 시즌 베스트11도 가능하다고 믿는다. “목표는 크게 가져야 한다.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윤종규는 “요즘 의무감이 생겼다. 정말 잘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팀에 힘을 불어넣고 경기를 치를수록 강해지는 내 자신을 그려보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남해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