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이승현(왼쪽), KT 하윤기. 스포츠동아DB
10일 고양체육관에선 고양 오리온-수원 KT의 ‘2021~2022 KGC인삼공사 정관장 프로농구’ 정규리그 4라운드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날 최대 관심사는 역시 빅맨 대결. 오리온 이승현(30)과 KT 하윤기(23)의 고려대 선·후배 매치업이 관심을 끌었다.
올 시즌 신인인 하윤기는 3라운드 맞대결에서 이승현 마크에 성공하며 팀의 88-74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이)승현이 형에게 힘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뛰었다”는 특별한 소감까지 남겼다.
이승현은 하윤기의 이 같은 발언에 상당한 자극을 받았다. 4라운드 맞대결만을 기다리며 평소보다 더 진지하게 경기를 준비했다. 오리온 강을준 감독이 경기 전 “이승현은 오늘(10일) 눈빛이 다르다”며 맹활약을 기대하기도 했다.
오리온 이승현(오른쪽), KT 하윤기. 스포츠동아DB
이승현은 본인의 의지를 100% 실천에 옮기며 후배에게 ‘한 수’를 가르쳤다. 23점·9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하윤기는 14점·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경기는 이승현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운 오리온의 89-81 승리로 끝났다. 자신도, 팀도 3라운드 패배를 완전히 되갚은 결과다. 승리 후 이승현은 “(하)윤기에게 오늘만큼은 프로의 세계가 만만치 않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며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둘은 학교 선후배로 평소에도 절친한 사이다. 하윤기는 빅맨으로서 이미 큰 성공을 거둔 이승현에게 많은 노하우를 전수받고 있었다. 이승현은 “내가 너무 많은 걸 알려줬다. (하)윤기는 워낙 잘하는 선수 아닌가. 지금도 KT의 대체불가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나는 경쟁자로서 윤기를 계속 막아야 하는 입장이다. 다음에 만나도 똑같이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 막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