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올림픽위원회 토마스 바흐 위원장.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이 카밀라 발리예바(16, 러시아올림픽위원회)의 추락을 보고 무척 괴로움을 느꼈다고 전했다.
바흐 위원장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폐막 이틀을 앞둔 18일 대회 결산 기자회견에서 발리예바에 대해 언급했다.
이날 바흐 위원장은 "어제 TV로 발리예바의 피겨스케이팅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를 보고 그가 느꼈을 엄청난 부담감에 너무 괴로웠다"고 말했다.
또 "발리예바가 여자 싱글 종목에 뛰지 않기를 바랐지만,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패소해 규정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빙판 위에서 고전하면서도 연기를 끝내려고 노력하던 발리예바의 모습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가 짊어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공감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발리예바는 단체전 금메달 획득 이후 금지약물을 복용한 것이 적발됐고, 이후 열리는 싱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러시아반도핑기구(RUSADA)가 발리예바의 징계를 해제하자 IOC는 세계반도핑기구(WADA), 국제빙상경기연맹(ISU)과 함께 이를 CAS에 제소했다.
이후 CAS는 발리예바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발리예바는 여자 싱글 경기에 출전했으나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4위에 머물렀다.
발리예바는 눈물을 흘리며 경기장을 빠져나왔고, 예테리 투트베리제 코치는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대신 '왜 제대로 뛰지 않았느냐'는 식의 질책을 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가 코치에게 받는 대우를 보고 섬뜩함을 느꼈다"며 위안과 격려 대신 차갑게 행동한 코치 등 발리예바 주변인들을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RUSADA는 이번 대회 종료 후 발리예바의 도핑 규정 위반 조사를 주도할 예정이다. 발리예바 주변 어른들에 대한 조사가 될 전망이다.
발리예바 본인의 책임이 없는 것은 아니나 16세에 불과한 선수가 스스로 금지약물을 선택했을 리 없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발리예바 사건을 계기로 올림픽 출전 최연소 나이 제한을 상향하는 논의를 곧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전 연령을 만 18세로 올리자는 내용이다.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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