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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트윈스 류지현 감독은 올 시즌 초반 홈런이 자주 나오는 현상에 크게 의미를 부여하진 않았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LG는 투수친화적인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한다. 거포 구단으로 군림하기 쉽지 않은 조건이다. 시즌 내내 많은 홈런을 때리며 승부를 볼 수 없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LG 프랜차이즈 출신 류 감독이다.
하지만 LG 타선은 개막 이후 꾸준히 아치를 그리며 팀의 상위권 경쟁을 이끌고 있다. LG는 8일까지 올 시즌 1개라도 홈런을 터트린 경기에선 21승9패, 0.700의 높은 승률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 1개 이상의 홈런을 뽑은 경기의 승률은 0.543(38승32패)이었다.
LG가 8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1-7 역전승을 거두는 데도 홈런포가 큰 힘이 됐다. 1-3으로 뒤진 5회초 문보경이 추격의 불씨를 당기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6회초에는 김현수가 3점아치를 그려 5-3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6-3으로 맞은 7회초에는 리드오프 홍창기가 시즌 마수걸이 홈런을 터트렸다. 이날 홈런 3개를 보탠 LG는 총 44개로 팀 홈런 부문 2위를 유지했다. 1위 KIA(49개)와는 5개차다.
최근 중심타선을 이루는 김현수와 오지환은 각각 11개와 10개로 일찌감치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최근 5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한 유강남, 4년 연속 10개 이상의 홈런을 날린 채은성도 건재하지만, 주로 하위타선을 이루는 이재원과 송찬의가 기대주의 꼬리표를 떼고 1군 무대에서도 종종 큰 타구를 생산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이재원은 28경기에서 6홈런, 송찬의는 19경기에서 2개의 아치를 그렸다.
최근 10년간 LG는 ‘소총부대’의 이미지가 강했다. 실제로도 지난 10시즌 동안 팀 홈런에서 중위권을 넘어선 해가 많지 않다. 2020년 149홈런으로 10개 구단 중 3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결과였다. 올해도 LG의 팀 홈런 수치 자체가 많은 것은 아니다. 그러나 ‘투고타저’ 현상으로 인해 팀마다 홈런이 예년보다 줄어든 점을 고려하면 LG 타선의 장타력 개선은 눈여겨볼 만하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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