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지금 우리나라 2루수들 중에선 최고의 생산성을 보여주는 선수다.”
롯데 자이언츠는 2년 전 안치홍(32)과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당시 리그 전체 2루수들 중 최정상급 공격력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이적 후 첫 시즌에는 예년만큼 활약하지 못했지만, 팀에 녹아든 뒤부터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KBO 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2020년 85.9였던 안치홍의 wRC+(조정득점생산)는 지난해 121.6으로 크게 올랐다. 전준우(137.3)를 잇는 팀 내 2위였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안치홍을 리드오프 또는 3~5번 등 상위타순에 배치하기 시작했다.
생산성은 올 시즌 들어 더욱 극대화됐다. 결정적 역할을 맡는 경기들도 적지 않다. 2일 사직 LG 트윈스전에선 1-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3루서 정우영을 상대로 동점 2타점 3루타를 터트렸다. 스포츠투아이가 제공하는 승리확률 그래프에 따르면, 직전까지 20% 남짓이었던 롯데의 승리확률은 이 때 74.3%까지 치솟았다. 롯데는 이후 정훈의 희생플라이 결승타로 4-3 승리를 거뒀다. 후반기 연패로 처진 팀 분위기도 되살아났다.
당장 이날 경기 후 성적 기준으로 봐도 안치홍의 생산력은 여전히 최정상급이다. 올 시즌 wRC+는 130.0으로 리그 전체 2루수들 중 1위다. 뒤를 잇는 정은원(한화 이글스·118.2), 김혜성(키움 히어로즈·112.0)과 격차 역시 크다. 지난해에는 정은원(129.3)과 근소한 차이로 각축을 벌였지만, 지금 흐름이라면 올해는 안치홍의 독주체제로 굳어질 가능성도 크다.
개인통산 4번째 황금장갑도 노릴 만하다. 표면적으로도 리그 전체 2루수들 중 가장 돋보인다. 안치홍은 올 시즌 홈런(10개)과 OPS(출루율+장타율·0.818) 부문에서 2루수들 중 1위다.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시즌 WAR(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 역시 3.39로 가장 높다. 다른 9개 구단 2루수들 중에선 김혜성(3.18), 정은원(2.28·이상 2일 기준)이 뒤를 잇는다.

롯데 안치홍. 스포츠동아DB
올 시즌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다면 값진 기록도 추가된다. 이 부문 역대 최다 5회 수상자인 박정태(롯데·1991·1992·1996·1998·1999년) 이후 23년 만에 4회 이상 골든글러브를 끼는 것이다. 안치홍은 이미 KIA 타이거즈 시절 3회 수상(2011·2017·2018년)의 영광을 안은 바 있다.
박정태는 1일 KBO가 리그 40주년을 맞아 선정하는 레전드 40인 중 1명으로 뽑혔다. 전문가 투표 79표(40.51점), 팬 투표 36만2259표(6.63점)를 받아 총점 47.14점으로 32위에 오른 레전드다. KBO는 1992년 롯데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뒤 찾아온 치명적 발목 부상에도 굴하지 않은 그를 ‘불굴의 의지’를 상징하는 아이콘이라고 평가했다. 안치홍이 그 뒤를 잇는다면 롯데로서도 의미가 크다.
현재까지 안치홍과 더불어 역대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3회 수상자는 정구선(삼미 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 김성래, 강기웅(이상 삼성 라이온즈), 박종호(LG~현대 유니콘스~삼성), 안경현(두산 베어스), 정근우(SK 와이번스~한화), 서건창(넥센 히어로즈) 등 8명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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