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진만 감독대행.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는 박진만 감독대행(46) 취임 후 달라지기 시작했다. 박 대행은 1군 지휘봉을 처음 잡은 3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부터 파격적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주로 하위타순에 배치되던 강한울은 약 3개월 만에 2번타자를 맡았다. 이튿날에는 김지찬이 1번타자로 복귀해 김현준과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7일 인천 SSG 랜더스전까지 5경기에서 박 대행이 내놓은 라인업은 5개다. 매 경기 변화를 준 것이다. 박 대행은 “예전부터 지도자가 되면 ‘틀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틀에 박힌 기용보다 상대성을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박 대행 부임 이후 연승도 달렸다. 4일 잠실 두산전부터 이튿날 인천 SSG전까지 2연승이다. 삼성의 연승은 6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40일만이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변화가 생긴 것만큼은 분명하다. 이 기간 한층 과감해진 발야구와 작전 등은 달라진 선수단 분위기를 대변한다.
박 대행은 “마법을 부린 것은 아니다(웃음). 선수들이 하고자 하는 의지와 열정을 보여준 덕”이라며 “아무래도 감독이 바뀌면서 자극이 된 영향도 클 것이다. 지금 우리 선수들이 느끼는 책임감이 크다. 그런 의지와 열정이 한층 더 생겼다고 본다”고 짚었다.
선수단에 생긴 변화뿐만 아니라 삼성 벤치가 보여주는 역량도 컸다. 박 대행은 6-7로 패한 6일 인천 SSG전에서도 인상적 장면을 연출했다. 연장 11회말 1사 3루서 김강민, 이재원을 잇달아 자동 고의4구로 걸러 만루작전을 펼쳤다. 결과적으로 구원투수 최충연의 폭투로 패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벤치의 입체적 판단이 돋보였다.
여러 요소를 따진 결과다. 박 대행은 “결과가 안 좋게 끝나면 늘 모든 것이 아쉽다. 우리 입장에선 연장 12회를 노리고 다음 투수인 (오)승환이를 준비시켰다. 그리고 당시 만루 상황에선 3루주자 박성한 선수의 주력을 고려했다. 그라운드에도 물기가 있었다. 빠른 타구가 아닌 이상 홈 승부는 쉽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천 |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