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토토코리아, 6조 매출에도 ‘비상경영’…공영화 이전 정상화가 우선

입력 2022-10-21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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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활성화와 국민체육진흥기금 조성을 위한 체육진흥투표권사업(스포츠토토)이 최근 수탁사업체의 경영난으로 체육계의 우려를 사고 있다.

연 매출액은 약 6조 원, 여기서 조성되는 국민체육진흥기금은 약 2조 원에 달할 정도로 호실적을 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최근 ‘비상경영’을 선언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민간사업자에 위탁해오던 사업운영권을 2025년부터 공단이 가져가는 공영화를 법제화하면서 장기간의 사업운영을 통한 수익 창출을 추진했던 수탁사업체는 경영난에 빠진 것이다.
2001년 6월부터 시행된 스포츠토토는 발행사업자인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민간사업자에게 5년 주기로 사업을 위탁하는 형태로 운영돼왔다. 현 수탁사업자인 스포츠토토코리아는 2020년 7월부터 위탁운영비율(수수료) 1.0343%의 조건으로 사업을 따내 운영하고 있다.

최근 공단이 발표한 ‘스포츠토토 매출 및 수익금 조성 현황’에 따르면 2021년 매출액은 5조6195억 원, 체육진흥기금 조성액은 1조7728억 원에 이른다. 2001년 매출액 28억 원, 체육진흥기금 조성액 2억 원으로 시작해 20년간 비약적 성장을 이뤘다.

국회는 지난해 연말 ‘스포츠토토 공영화법’을 통과시켰다. 그동안 과당 경쟁, 공익성 저해 등 민간위탁운영의 부작용을 없앤다는 취지로 2025년 7월부터는 공단이 직접 사업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2020년 사업권을 수주한 스포츠토토코리아는 2년 9개월 뒤에는 사업에서 손을 떼야 하는 상황이다. 운영권 계약은 5년 단위로 이뤄지지만, 수탁사업체자는 통상 입찰 시 초기 5년 사업에선 적자가 예상되는 입찰사업계획서를 제출해 일단 사업권을 받은 뒤 추후 5~10년 사업까지 운영권을 유지해 장기적으로 수익을 보전하는 계획을 세우는데 1차 사업 종료로 그 기회가 막힌 것이다.

여기에 공단과 스포츠토토코리아 사이에 체결한 ‘위수탁세부이행조건’ 때문에 공단이 승인한 예산집행계획보다 모자라는 비용은 민간사업자가 메우고, 남는 비용은 공단에 반납한다는 내용도 수탁사업자 입장에선 불리한 조항이다.

2020년 7월부터 2021년까지 공단의 승인액보다 48억 원이 초과된 인건비는 스포츠토토코리아가 자체 조달했다. 반면 각종 시스템 유지보수비 등은 공단의 승인액보다 적게 들어 27억 원이 남았지만 모두 공단으로 귀속됐다. 2025년 6월 수탁기간 만료 시까지 인건비 추가 부담 등 적자 규모가 120억~150억 원으로 예상돼 결국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임원 연봉 30% 삭감 등 비상경영에 돌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으로 스포츠 경기가 위축돼 스포츠토토 발매액은 감소했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이 늘면서 직원 처우가 악화하자 시스템과 상품운영 등 분야의 3~5년차 핵심인력을 중심으로 올해 17명 등 2020년 7월 사업 수탁 이후 45명이 퇴사했다.

게다가 스포츠토토코리아 직원들은 5년마다 사업자가 바뀌는 구조로 인해 고용불안 문제를 앓아왔다. 사업자가 바뀌어도 공단의 권고로 직원 200여 명의 고용은 이어졌지만 연차와 복지 혜택 등은 매번 신규 입사 기준으로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포츠토토코리아의 직원 평균 연봉은 5130만 원으로 비슷한 사업군인 강원랜드(7394만 원), 한국마사회(9080만 원), GKL(6624만 원)보다 낮아 인력유출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인력유출과 경영난 해결책은 제시되지 않아 남은 2년 9개월 동안 사업이 파행 운영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국민체육진흥공단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임오경 의원은 “공영화 연착륙을 위해 미리 법개정까지 해줬는데 문제가 심각하다. 수탁업체에 인센티브 지급 등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현재 공단 이사장은 “수탁사업협의회를 통해 논의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스포츠토토코리아는 수탁사업자 입찰 당시의 5개년 비용집행계획 재조정을 공단에 바라고 있다. 지난 2년간의 실제 집행 내역에 맞춰 지출항목 계획 금액을 현실적으로 재조정하자는 얘기다.

스포츠토토코리아 송영웅 대표는 “공단의 조기 공영화 전환에 따른 위수탁계약기간 단축과 신규과업 수행을 향한 별도 보상 등 인력유출을 막고 사업을 지속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권재민 기자 jmart1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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