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머리’ 조규성 폭발하고, ‘캡틴’ 손흥민 번뜩였지만…한국축구의 화력은 어디에?

입력 2023-09-13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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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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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머리’가 폭발하고, ‘캡틴’이 번뜩이자 한국축구도 모처럼 웃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3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와 친선경기에서 1-0으로 이겼다. 전반 32분 터진 스트라이커 조규성(25·미트윌란)의 헤더 선제골이 결승포가 됐다. 사우디와 역대전적은 5승7무6패가 됐다.

‘5전6기’다. 내년 초 카타르에서 개최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과 2026북중미월드컵을 겨냥해 올해 3월 닻을 올린 ‘클린스만호’는 앞선 A매치 5경기에서 승리를 얻지 못했다. 3월 콜롬비아(2-2), 엘살바도르(1-1)와 비기고 6월 우루과이(1-2), 페루(0-1)에 패한 한국은 9월 첫 A매치였던 웨일스와 원정경기에서도 0-0으로 비겨 아쉬움을 샀다.

A매치 5경기 무승은 대한축구협회가 1992년 대표팀 전임감독제를 시행한 이후 최다 무승 기록이다. 국내 상주 약속을 어긴 채 대부분의 시간을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자택에서 보내고, 선수 파악과 관리라는 대표팀 고유의 업무보다는 해외방송과 국제행사 참석에 집중하는 모습으로 비난 여론이 거세진 상황에서 사우디전의 부담은 한층 커졌다. 원정기간 축구선수 아들을 위해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직접 챙기고, 이벤트 매치 참가를 놓고 불협화음을 자초하고도 클린스만 감독은 신경 쓰지 않는다는 태도를 보였으나, ‘단두대 매치’라는 표현이 등장할 정도로 분위기는 꽤 심각했다.

어쨌든 클린스만 감독은 한숨을 돌렸다. 4-4-1-1 포메이션을 구축한 대표팀의 ‘창’을 책임진 공격 콤비가 눈부셨다. 원톱 조규성과 세컨드톱을 겸하며 ‘프리롤’을 수행한 주장 손흥민(31·토트넘)은 완벽하지 않은 몸 상태에도 불구하고 번뜩이는 움직임을 보였다.

하프라인 아래부터 전방까지 종횡무진 누빈 손흥민이 상대 수비진을 교란하고 파괴해 공간을 창출하면, 조규성이 적극적 공격을 전개하는 패턴 플레이가 나름 인상적이었다. 특히 조규성은 지난해 11월 가나와 2022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에서 한국축구 사상 최초로 월드컵 단일경기 멀티골을 뽑은 뒤 10개월 만에 A매치 통산 7호 골을 터트리며 클린스만 감독에게 첫 승을 선물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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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아쉬움이 더 컸다. 시원하지 않은 경기력에 답답함이 가시질 않았다. 대표팀은 이날 18차례 슛을 시도하고, 그 중 유효슛 9개로 사우디를 괴롭혔으나 결정력은 몹시 떨어졌다. 합격점을 줄 만한 경기력은 결코 아니었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로 치른 6경기 중 3골 이상 뽑은 경기는 없다. 2골을 넣은 것도 3월 콜롬비아전이 유일하다. “1-0보다 4-3 승리가 좋다”던 클린스만 감독의 ‘공격축구’를 아직 그 누구도 본 적이 없다.

그 와중에 6월 이후 A매치 4경기에서 18골을 몰아치며 4연승을 신고한 일본, 카타르월드컵까지 한국을 지휘한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이 아랍에미리트(UAE)를 맡자마자 코스타리카를 4-1로 완파한 소식은 한국축구를 더 초라하게 만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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