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배우 홍륜희 “매달려있으면 긴장서 해방…플라잉요가에 푹 빠졌어요” [셀럽들의 7330]

입력 2023-10-13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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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몸은 늘 긴장돼있어
루프에 매달리면 너무 편안해
조이고 꼬고…머리 쓰는 재미”
플라잉요가를 하고 있는 홍륜희.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우아하고 신비로운 자태의 비결은 꾸준한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장소제공|박소현플라잉앤아쉬탕가

플라잉요가를 하고 있는 홍륜희. 무대에서 볼 수 있는 그의 우아하고 신비로운 자태의 비결은 꾸준한 운동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장소제공|박소현플라잉앤아쉬탕가


언젠가 그의 공연을 보고 이렇게 썼다. “노래하는 모습이 가장 아름다운 배우”.

뮤지컬 배우 홍륜희다. 무대에서 노래하고 있으면 그를 비추는 조명이 마치 쏟아지는 종이 가루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악녀에게서조차 황후의 기품을 끄집어낼 수 있는 배우. 예전부터 그 신비한 능력과 아우라의 비밀이 궁금했다.

홍륜희가 소개할 운동은 플라잉요가. 시작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플라잉요가만의 독특한 매력에 푹 빠졌다. 헬스, 요가를 거쳐 플라잉요가에 정착했다.

“신성우 오빠가 소개시켜준 곳에서 헬스를 했거든요. 그런데 생각보다 근육이 너무 잘 붙는 거예요.” 트레이너가 놀랄 정도였다고. 좋은 일이지만 근육이 지나치게 생기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러워 요가로 갈아탔다. 그러다 이사를 하는 바람에 새로운 요가원에 등록하게 됐는데, 이곳에서는 매트 요가뿐만 아니라 플라잉요가까지 지도하고 있었다는 것.



플라잉요가는 해먹을 걸고 공중에서 요가, 필라테스와 비슷한 동작을 하는 요가 운동의 일종이다. 영어권에서는 ‘에어리얼 요가’, ‘안티그래비티 요가’라고 부른다.

“기둥에서 하는 폴댄스와 비슷하긴 한데 플라잉요가는 등반운동이 돼요. 해먹을 걸고 올라가야 하거든요. 올라가서 꺾고, 다리를 넘기고 …. 아직 요령이 부족해서 힘으로 다 하고 있어요(웃음).”

원래 운동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다고 한다. 본인 말로는 배우가 되면서 “살기 위해” 시작했단다. 아파도 무대에 서야 하고, 노래를 해야 하고, 안무를 해야 하는 것이 뮤지컬 배우다. “아플 때는 체력이 필요한데 체력이 없으면 근육을 써야 하더라고요. 버틸 수 있는 근육. 그걸 위해 운동을 시작한 거죠”.

플라잉요가는 ‘머리를 써야 하는 운동’이라 더욱 매력이 있다고.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루프에 허벅지가 쪼이고, 꼬면서 올라가야 한다. “이 줄을 이렇게 해서 내 상체를 들어올린 다음에, 공간을 확보하고, 그 공간에 내가 싹 들어가야 하는 거죠. 그러면 쪼여도 아프지 않게 쪼여지거든요.” 내려올 때는 반대가 된다. 어디로 끼우고 넣어야 하는지, 왜 이렇게 꼬였을까 생각해야 한다. 머리를 써야 하는 이유다. 머리를 쓰지 않으면 당장 몸이 고생을 하게 된다. 이런 요령을 하나하나 알아가고, 숙달해가는 것이 플라잉요가의 큰 재미다.

그런데 제일의 재미는 따로 있다.

“매달려 있으면 편안해요. 중력에 의해 척추가 늘어나는 느낌이죠. 쓸 근육만 쓰고 나머지는 유지만 하고 있는 것 같은. 그게 너무 좋거든요.”

동료, 후배 배우들에게도 플라잉요가를 적극 권하는 이유는 긴장을 푸는 데에 이 만한 운동이 없기 때문이다. 무대에 서는 배우들의 몸은 항상 긴장돼 있다. 홍륜희는 “도수치료보다 효과가 좋다”고 자신했다.

요즘 그는 뮤지컬 ‘블랙메리포핀스’에서 아이들을 사랑하고 아끼지만 베일에 싸여 신비스러운 ‘메리 슈미트’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제목에서부터 풍기듯 메리포핀스를 스릴러 스타일로 ‘블랙화’한 작품으로 2012년 초연돼 올해가 일곱 번째 시즌이다. 홍륜희는 2013년 두 번째 시즌 때부터 ‘메리 슈미트’를 맡아 무려 여섯 시즌 연속 이 배역을 연기 중이다. ‘머더발라드’의 나레이터, ‘명동로망스’의 ‘성여인’도 그의 단골 배역들. 배우가 한 작품, 같은 배역에 이처럼 지속적으로 캐스팅된다는 것은 절대 가벼운 일이 아니다. 아이언맨 시리즈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같은 느낌이랄까. 팬들이 그를 보고 ‘장인 배우’라 부르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

아마 그가 ‘플라잉요가 장인’이 될 날도 머지않았을 것이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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