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출 요청’ 베테랑 내야수 박병호, KT와 결별하나

입력 2024-05-28 16: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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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병호. 스포츠동아DB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노력할 것이다.”

KT 위즈 내야수 박병호(38)가 시즌 도중 팀에 직접 방출(웨이버 공시)을 요청해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KT를 넘어 KBO리그 전체에서도 손에 꼽히는 베테랑 거포이기에 당분간은 그의 거취에 큰 이목이 쏠릴 전망이다.

박병호는 28일까지 올 시즌 44경기에서 타율 0.198(101타수 20안타), 3홈런, 10타점, 10득점의 성적을 거뒀다. KBO리그 데뷔 이래 6차례(2012~2015·2019·2022년)나 홈런왕을 차지한 그의 명성을 고려하면, 분명 저조한 기록이다. 26일 허리 통증으로 인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가운데 며칠 지나지 않은 28일 방출 요청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해까지 KT의 붙박이 1루수로 활약한 박병호는 올 시즌 힘든 주전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포지션의 백업 내야수였던 문상철(33)이 1군에서 워낙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상철은 27일까지 45경기에서 타율 0.307, 9홈런, 21타점, 23득점을 기록했다.

문상철이 1군에서 중용되는 빈도가 늘수록 박병호의 출전시간은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경기에 꾸준히 나서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박병호의 스타일상 감소한 출전시간 속에선 타격감을 제대로 되찾기가 쉽진 않았다.

결국 박병호는 새로운 기회를 얻기 위해 팀에 직접 방출을 요청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28일 “박병호가 구단에 웨이버 공시를 요청했다. 선수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최대한 좋은 방향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현 상황을 설명했다. 박병호의 방출 요청이 공론화된 만큼, KT로서도 트레이드를 비롯한 여러 방안을 강구할 것으로 보인다.

박병호는 KT와 2022시즌부터 KT와 동행해왔다. 2021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 권리를 얻은 그는 KT와 3년 30억 원에 계약하고 새 출발을 알렸다. 당시 이미 30대 중반이었던 나이로 인해 기량 하락을 의미하는 ‘에이징 커브’ 우려가 제기됐으나, 2022시즌에는 35개의 아치를 그리며 ‘국민거포’의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023시즌에도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18홈런, 87타점, 53득점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2022시즌에 비하면 홈런은 크게 줄었지만, 타점을 87개나 뽑아내며 클러치 능력만큼은 건재함을 입증했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에는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타석에 들어서는 횟수마저 크게 주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방출 요청 소식까지 수면 위로 떠오름에 따라 이제 박병호의 거취는 모종의 결단이 필요한 구단의 중대과제가 됐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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