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희영, ‘메이저 퀸’+‘파리행 티켓’+‘한국 우승 갈증 해소’ 세 마리 토끼 잡았다

입력 2024-06-24 09:5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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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영이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우승으로 생애 첫 메이저 퀸 영광을 안은 뒤 동료 선수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서매미시(미 워싱턴주) | AP뉴시스


메인 스폰서가 없어 ‘미소 무늬’를 새긴 모자를 쓰고 나선 그의 얼굴엔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한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1989년생 베테랑 양희영이 투어 17년 만에 첫 ‘메이저 퀸’ 영광을 안으며 극적으로 파리올림픽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시즌 개막 후 15개 대회에서 우승자를 배출하지 못하며 2000년 이후 24년 만의 극심한 우승 가뭄에 시달리던 한국 여자골프의 갈증도 시원하게 풀어냈다.

양희영은 24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주 서매미시의 사할리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총상금 1040만 달러․144억6000만 원) 4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를 섞어 이븐파를 쳤다. 2라운드 공동 1위에 이어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도약했던 양희영은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를 기록해 4언더파를 친 공동 2위 고진영, 릴리아 부(미국), 야마시타 미유(일본)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 상금 156만 달러(21억6000만 원)을 품에 안았다.

2012년과 2015년 US여자오픈 준우승을 포함해 그동안 메이저대회에서 21번이나 톱10에 들고도 정작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던 양희영의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이자 지난해 11월 CME그룹 투어 챔피언십 이후 7개월 만에 거둔 통산 6승째. 한국 선수가 LPGA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한 것은 2022년 이 대회 전인지 이후 2년 만이다.

2타 차 선두로 나선 최종라운드에서 양희영은 안정적으로 타수를 줄여나가며 일찌감치 우승을 예고했다. 1번(파4) 홀 버디로 산뜻하게 출발한 뒤 3번(파4) 홀 보기로 잠시 주춤했지만 5번(파3), 8번(파4) 홀 버디에 이어 경쟁자들이 타수를 잃으면서 한 때 5타 차 선두를 질주했다. 10번(파4) 홀에서 1타를 잃었지만 11번(파5) 홀에 이어 13번(파3) 홀에선 티샷을 홀컵 1.6m 거리에 떨군 뒤 또 버디를 보태 쐐기를 박았다. 16번(파4) 홀 보기 뒤 17번(파3) 홀에선 티샷을 물에 빠뜨려 더블보기를 적어냈지만 이미 우승의 9부 능선을 넘은 뒤였다.

직전 대회였던 마이어 클래식과 US여자오픈에서 연이어 컷 탈락하는 등 올 시즌 이전 11개 대회에서 단 한 번도 톱10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다 극적인 반전을 이뤄낸 양희영은 “늘 메이저 우승을 갈망했다. 은퇴하기 전에 꼭 메이저 우승을 하고 싶었다. 마침내 그 꿈을 이뤄 너무 행복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극적으로 파리올림픽 출전 티켓을 예약했다는 점이 뜻깊다. 지난주까지 여자골프 세계랭킹 25위에 머물렀던 양희영은 랭킹포인트가 높은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너끈히 15위 이내 진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파리올림픽 여자골프 엔트리는 이번 대회 결과까지 반영해 25일 발표되는 세계랭킹을 기준으로 한다. 올림픽 출전은 국가 당 2명을 원칙으로 하지만 세계랭킹 15위 이내에 다수의 선수가 포진한 국가는 최대 4명까지 나설 수 있다. 한국은 현재 15위 안에 7위 고진영과 12위 김효주, 2명이 포함돼 있다.

양희영이 정상에 서면서 시즌 개막 이후 15개 대회 동안 이어졌던 한국 여자골프의 우승 가뭄도 말끔히 해갈됐다. 올해 한국 여자골프는 개막 후 16번째 대회에서 우승자가 나왔던 2000년 이후 24년 만의 우승 기근에 시달려왔다.

고진영은 마지막 18번 홀 버디로 공동 2위 그룹에 합류하며 4월 JM 이글 LA 챔피언십 공동 4위를 뛰어넘는 시즌 최고 성적을 올렸고, 합계 1언더파를 친 유해란이 공동 9위에 자리했다. 김효주와 최혜진은 나란히 1오버파 공동 16위로 대회를 마쳤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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