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권 팀 포항에서 살아남은 신인 김동진, 생존법은 결국 기동력과 자기 색깔

입력 2024-07-04 17:06:18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포항 김동진(앞)이 5월 28일 광주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광주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원정경기를 마친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이날 데뷔골을 신고하며 팀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위대한 팀에서 잡은 좋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포항 스틸러스 미드필더 김동진(21)은 겸손하지만 자신감이 가득하다. 그럴 만하다. 올 시즌 K리그1에서 박태하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개막 이전의 비관적 전망을 깨트리고 있고, 김동진 역시 데뷔 시즌 좋은 활약으로 팀 내 입지를 굳혀서다.

포항은 20라운드를 마친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10승7무3패, 승점 37로 3위에 올라있다. 1위 김천 상무(11승6무3패·승점 39), 2위 울산 HD(11승5무4패·승점 38)와 격차가 적어 언제든 선두 자리를 탈환할 수 있다.

포항의 상승세에는 김동진의 지분도 적지 않다. 12경기 1골의 기록은 인상적이지 않지만, 준수한 신체조건(키 180㎝·몸무게 71㎏)에 기술과 기동력을 고루 갖춘 왼발잡이라 전술적 가치가 크다. 연령별 대표 이력조차 없을 정도로 무명이었지만, 프로무대 입성과 동시에 포항 중원의 한 자리를 꿰찼다. 3월에는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발탁돼 U-23 아시안컵에 출전하기도 했다.

포항 김동진은 올 시즌 ‘하나은행 K리그1 2024’에서 12경기에 출전해 1골을 기록하고 있다. 데뷔 첫 해부터 포항 중원의 한 자리를 꿰차며 기대이상 활약을 펼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멋진 반전이다. 개막 이전만 해도 그의 시즌 전망은 어두웠다. 포지션 경쟁자로 김종우(31), 한찬희(27), 오베르단(29·브라질)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U-22 자원으로도 미드필더 김준호(22·김천)와 강현제(22), 풀백 김륜성(22) 등이 더 중용될 것으로 보였다. 평범한 신인들처럼 벤치를 지키는 날이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 감독은 김동진의 재능에 주목했다. 그는 “(김)동진이는 (김)종우, (한)찬희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극찬했다. 기술과 경기 운영은 선배들보다 부족해도 공·수를 이어줄 수 있는 기동력과 왼발잡이라는 색깔을 갖춰서다.

김동진은 포항 중원을 이끄는 엔진으로 도약하며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5월부터는 세트피스 전담 키커로도 나서고 있다. 5월 28일 광주FC전(1-0 승)에서 프리킥으로 데뷔골을 신고한 뒤에는 “내 골이 맞나 주심과 부심에게 거듭 물어봤다”고 말할 정도로 여유도 생겼다.

포항 김동진은 올 시즌 프로무대 데뷔 전까지 연령별 대표팀 이력이 전무했다. 그러나 프로 입단 후 좋은 활약을 펼치며 U-23 대표팀에도 발탁되며 인상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원래 올 시즌 목표는 K리그1 데뷔였지만, 이미 목표를 이뤘다. 팀의 어엿한 주전으로 거듭나며 U-23 대표팀에도 발탁됐고, 김종우와 한찬희 등 팀 선배들도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고교와 대학 시절 공격만 좋아하는 선수였지만 프로 입단 전후로 수비력과 위치 선정, 경기 조율에 신경 쓴 덕분에 살아남은 것 같다”는 그는 “U-23 대표팀에서 출중한 기량을 갖춘 동료들과 뛰면서 많은 자극을 받았다. 지금 내가 앞서는 것은 패기와 활동량뿐이지만, 코칭스태프와 선배들에게 더 많은 것을 배워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다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