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인’에 도전하는 LG 박해민, SSG 최지훈, 한화 안치홍, KT 멜 로하스 주니어(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철인’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는 수식어다. 메이저리그(MLB) 대표 ‘철인’이자 한·미·일 프로야구 최다 연속경기 출장자인 칼 립켄 주니어(1982~1998년·2632경기)는 17년이나 쉬지 않고 뛰면서 이 타이틀을 따냈다. 그는 이 기록을 두고 “고집은 보통 부정적 의미를 갖지만, 내게는 긍정적 단어였다”는 말을 남겼다. 몸 관리와 기량 유지, 선수로서 가져야 할 출장 의지를 강조하는 말이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출발이 단일시즌 전 경기 출장이듯, 립켄 주니어가 남긴 말은 매 시즌 전 경기 출장에 도전하는 선수에게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KBO리그 ‘철인’에 도전하는 박해민
KBO리그 대표 ‘철인’은 쌍방울 레이더스~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최태원(현 경희대 감독)이었다. 그는 1995부터 2002년까지 역대 최다 1009연속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2000년대 이후 롯데 자이언츠 시절 황재균(현 KT 위즈·2011~2016년·618경기)과 한화 이글스 시절 이범호(현 KIA 타이거즈 감독·2003~2008년·615경기)가 그 아성에 도전했지만, 하늘이 허락하지 않았다. 황재균은 발가락이 부러졌고, 이범호는 체력안배 차 교체출장을 준비하다 갑작스러운 우천으로 경기가 강우 콜드게임으로 선언돼 버렸다.
그 뒤를 이어 박해민(LG 트윈스)이 도전하고 있다. 박해민은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2021년 10월 13일 광주 KIA전부터 올 시즌 전반기까지 387경기에 연속출장했다. 2022년부터 3연속시즌 전 경기 출장에 도전 중인 그는 올 시즌 전반기 86경기에서 타율 0.264, 2홈런, 35타점, 28도루를 기록했다. 예년에 비해 타격 침체가 긴 편이지만, 이를 얼마나 빨리 극복해내느냐에 따라 후반기 출장 기록도 달라질 수 있다.
●다시 도전하는 전 경기 출장
올 시즌 전반기 전 경기 출장자는 7개 팀에서 10명인데, 최근 왼 어깨를 다친 노시환(한화)은 후반기 시작과 함께 대열에서 벗어났다. 남은 9명 중 유경험자는 박해민과 더불어 안치홍(한화), 최지훈(SSG), 멜 로하스 주니어(KT·이상 1회) 등 4명뿐이다.
안치홍, 최지훈, 로하스의 재도전 성공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SSG의 통합우승을 이끈 2022년 전 경기에 나섰던 최지훈은 지난해 크고 작은 부상 탓에 2년 연속 기록 달성에는 실패했다. 안치홍은 133경기 체제였던 2010년 KIA 소속으로 전 경기에 출전한 적이 있는데, 14년 만에 다시 기회를 잡았다. 로하스는 2018년 전 경기 출장 기록을 세운 뒤 일본프로야구(NPB)에 진출하기 전까지 2시즌(2019~2020년) 동안은 2경기씩 출장 횟수가 모자랐다. NPB에서 부진했던 그에게는 올 시즌 전 경기 출장이 재기의 또 다른 징표가 될 수도 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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