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삼다수 마스터스 최종라운드 2번 홀에서 티샷을 하고 있는 윤이나. 사진제공 | KLPGA
오구플레이 늑장 신고로 인한 징계가 조기 감면돼 지난 4월 국내개막전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을 통해 투어에 돌아온 윤이나가 올 시즌 3번의 준우승 아쉬움을 털어내고 복귀 후 첫 승을 달성했다.
윤이나는 4일 제주도 제주시 블랙스톤 제주(파72)에서 열린 2024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반기 첫 대회 제11회 제주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10억 원)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줄였다. 최종합계 14언더파 274타를 쳐 공동 2위 방신실 강채연 박혜준(이상 12언더파)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1억8000만 원의 주인공이 됐다.
루키 시절이던 2022년 7월 중순 에버콜라겐 퀸즈크라운에서 데뷔 첫 우승을 따낸 이후 2년 만에 거둔 통산 2승째.
그해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오구 플레이를 했던 윤이나는 당시 이를 자각하고도 7월 말 호반 서울신문 위민스 클래식을 마친 뒤에야 자진 신고해 3년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고, 징계가 1년 6개월로 줄며 올해 4월 필드로 돌아왔다.
조기 복귀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 적지 않았지만, 윤이나는 실력으로 이를 잠재워나갔다. 제주삼다수 마스터스를 포함해 올 시즌 15개 대회에 출전해 12번 본선 진출에 성공, 우승 1회와 준우승 3회 등 톱10 8번을 기록했고, 이번 우승으로 대상(315점)과 상금(7억3143만 원)에서 각각 2위로 올라섰다. 두 부문 모두 1위는 3승을 기록 중인 박현경이다.
2타 차 단독 선두로 시작한 윤이나는 1번(파5), 6번(파4), 8번(파5) 홀에서 버디를 낚아 전반 9개 홀을 마쳤을 때 2위 그룹을 5타 차까지 따돌려 손쉽게 우승하는 듯 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부담감 탓인지 13번(파3) 홀에서 보기를 적어낸 데 이어 16번(파3) 홀에서도 티샷이 그린을 놓쳐 타수를 잃을 위기에 처했지만 힘겹게 파 세이브에 성공한 뒤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아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
“2년 전 저의 실수와 잘못으로 많은 분께 실망을 드렸고, 복귀 이후 첫 우승이라 여러 감정이 든다”며 잠시 눈시울을 붉히기도 한 윤이나는 “팬 여러분이 계셔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어진이 합계 11언더파 5위에 자리했고, 박지영과 노승희가 나란히 10언더파 공동 6위에 랭크됐다. 올 시즌 나란히 3승씩을 거둔 박현경과 이예원은 각각 7언더파 공동 13위, 이븐파 공동 40위를 기록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퉁어 소속인 ‘디펜딩 챔피언’ 임진희는 합계 8언더파 공동 10위에 올랐고, 유해란은 7언더파 공동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제주 |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