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파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는 라일스…“이 순간 위해 살아왔어”

입력 2024-08-05 09: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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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아 라일스가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출처|세계육상연맹

노아 라일스가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출처|세계육상연맹


노아 라일스(27·미국)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가 됐다. 올림픽 육상 남자 100m 정상에 오르며 ‘제2의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로 거듭났다.

라일스는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9초784의 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위 키셰인 톰슨(자메이카·9초789)에 0.005초 차로 앞서 극적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동메달은 프레드 컬리(미국·9초81)에게 돌아갔다.

남자 100m는 단거리 종목의 상징이다. 가장 적은 시간차로 승부가 갈려 짜릿한 재미를 선사한다. 출발 시 폭발력과 최고 속도를 최대한 유지할 수 있는 근력 등이 고루 요구돼 육상을 넘어 기초종목의 꽃으로 불린다. 남자 100m 최강자를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여기에 과거 육상 단거리 역대 최고 선수로 꼽히는 볼트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기록을 쌓으면서 남자 100m의 인기는 더욱 높아졌다. 볼트는 2008베이징올림픽~2012런던올림픽~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남자 100m를 모두 제패했고, 2009년 그가 수립한 남자 100m 세계기록(9초58) 또한 여전히 깨지지 않고 있다.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라일스와 톰슨의 희비는 불과 0.005초 차로 엇갈렸다. 사진제공|스포티즌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참가자들이 결승선을 통과하는 모습. 라일스와 톰슨의 희비는 불과 0.005초 차로 엇갈렸다. 사진제공|스포티즌


볼트가 2017년 은퇴한 이후 수많은 단거리 선수들이 ‘제2의 볼트’가 되기 위해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중 가장 전도유망한 선수로 평가받은 게 바로 라일스다. 라일스는 2020도쿄올림픽에선 남자 200m 동메달(19초74)뿐이었지만, 2023년 부다페스트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선 남자 100m(9초83)와 200m(19초52)를 모두 석권하며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남자 100m와 200m 동시 석권은 2015년 볼트 이후 처음이었다.

자연스레 파리올림픽 남자 100m는 라일스의 대관식이 될 것으로 보였다. 다만 경쟁자가 너무 많았다. ‘디펜딩 챔피언’ 마르셀 제이콥스(이탈리아), ‘신성’ 톰슨과 레슬리 테보고(보츠와나) 등이 라일스의 대항마로 나섰다. 실제로 4일 라일스는 예선에서 72명 중 28명에게 주어지는 준결선행 티켓을 10위(10초04)로 거머쥐는 데 그쳤다. 준결선에서 3위(9초83)로 결선에 올랐지만, 우승이 쉽진 않아 보였다.
노아 라일스(오른쪽 위)는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승했다. ‘제2의 볼트’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노아 라일스(오른쪽 위)는 5일(한국시간) 스타드 드 프랭스에서 벌어진 2024파리올림픽 육상 남자 100m 결선에서 우승했다. ‘제2의 볼트’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그러나 라일스는 실전에 강했다. 8명이 나선 결선에서 50m 지점까지 7위에 그쳤지만, 70m 지점부터 3위로 올라서며 순식간에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레이스를 마친 뒤 환하게 웃은 그의 모습은 패배의 충격으로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조용히 지나간 톰슨의 모습과 대조됐다. 라일스는 “내가 그토록 원하던 순간이 찾아왔다. 이 순간을 위해 살아온 것 같다”며 “그동안 기복이 심했지만, 오늘만큼은 결점 없는 인생 최고 레이스를 한 것 같다”고 웃었다.


파리|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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