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피치컴 도입 한 달…10구단 활용도 증가세

입력 2024-08-13 13:4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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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포수 장성우가 오른쪽 무릎에 장착한 피치컴으로 사인을 내고 있다. 최근 피치컴 활용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KT 포수 장성우가 오른쪽 무릎에 장착한 피치컴으로 사인을 내고 있다. 최근 피치컴 활용 빈도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사진제공|KT 위즈


피치컴이 KBO리그에 안착하는 분위기다.

KBO는 7월 15일 각 구단에 피치컴 세트를 지급하고, 사용법과 규정 등을 안내하는 설명회를 개최했다. 올 시즌 중 사용은 의무 조항이 아닌 선택사항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각 구단에서 피치컴을 활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피치컴 도입 초기에는 팀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충분한 예행연습 없이 갑자기 실전에서 활용하는 게 도움이 될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피치컴을 활용하는 구단과 투수가 눈 깜짝할 새 늘고 있다. 투수의 투구 템포가 빨라지면서 경기 진행 속도는 한층 빨라졌다. 투수뿐 아니라 수비를 위해 그라운드에 서 있는 야수에게도 도움이 되고 있다.

흥미로운 장면도 엿보인다. 포수가 피치컴으로 내는 사인을 제대로 듣기 위해 투수가 글러브를 귀 쪽으로 가져가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KBO리그에선 응원 열기가 뜨거워 구장 내 소음이 적지 않다. 이에 좀 더 명확하게 피치컴에서 나오는 소리를 듣기 위해 투수가 글러브를 활용하는 것이다. 간혹 제대로 듣지 못해 다시 사인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

선수들의 반응은 대체로 우호적이다. 피치컴을 활용하면 일차적으로 사인 노출 위험이 없다.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할 소지가 사라졌다. 또 야수가 사인을 확인하고 수비에 도움을 받는 장점도 무시할 수 없다. 투수가 던지는 공의 방향에 따라 타구의 방향을 예측하고 미리 움직이면 특히 도움을 얻을 수 있다.

국제대회를 위해서도 피치컴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KBO 관계자는 “피치컴을 활용하는 리그가 많다. 더욱이 각종 국제대회에서도 피치컴을 활용해 경기시간을 최대한 줄이겠다는 움직임이 있다”며 “4년 뒤 열릴 (LA)올림픽에서 야구가 다시 정식종목이 되는데, 경기시간에 대한 이슈가 있는 만큼 피치컴이 도입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KBO는 올 시즌 후반기부터 1군 경기에 피치클록을 적용하려다가 현장의 반발에 밀려 계획을 수정했다. 올해는 시범 운영하기로 방침을 변경한 뒤 피치컴을 도입해 투수가 피치클록 위반 없이 투구할 수 있도록 돕고 적응력을 기르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피치클록을 1군 경기에 적용한다. 지금보다 빠른 템포로 피칭을 마쳐야 하는 만큼 아직 피치컴을 활용하지 않는 투수도 대세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피치컴 세트. 사진제공|KBO

피치컴 세트. 사진제공|KBO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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