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머 라이온즈? 서머 이글스? 유례없는 더위 속 여름보다 더 뜨거운 팀·선수는?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4-08-18 15:0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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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박진만 감독(왼쪽)과 한화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삼성 박진만 감독(왼쪽)과 한화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17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까지 서울에선 27일간 열대야가 이어졌다. 근대 기상관측이 시작된 1907년 이래 가장 긴 기간이다. 열대야는 밤사이(오후 6시1분~이튿날 오전 9시) 최저기온이 섭씨 25도를 웃도는 현상이다. 서울뿐 아니라 올해는 부산, 강릉도 100년여 만의 최장기간 기록을 쓸 정도로 무더위가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고 있다.

KBO리그도 더위와 싸우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 올해는 지난 42년 KBO리그 역사에서도 유례없는 ‘폭염 취소’ 사례까지 나왔다. 불볕더위 탓에 취소된 2, 4일 울산 LG 트윈스-롯데 자이언츠전에선 지열을 잰 온도계가 50도를 가리켰다. 당시 염경엽 LG 감독은 “여기서 슬라이딩했다간 화상을 입고 말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여름보다 더 뜨거운 팀

그러나 여름을 반기는 팀도 있는 듯하다. 더위가 선수의 경기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치곤 하는데, 오히려 여름과 맞물려 컨디션이 오르는 팀도 있다. 과거부터 여름에 강한 면모를 보인 삼성 라이온즈다. KBO 공식기록통계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올해 온도가 30도 이상일 때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4.46으로 1위다. 심지어 소화한 이닝수도 278.2이닝으로 가장 많다. 6월부터 승률 2위로 선두 KIA 타이거즈를 위협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화도 무척 뜨거운 팀이다. 마찬가지로 30도 이상으로 측정된 경기에선 타선이 활화산처럼 타올랐다. 이 기준에서 팀 타율이 0.319(23경기)로 1위다. 7~8월의 약진 덕분에 5위도 노릴 만해졌다. 공교롭게도 혹서기에 대비해 제작된 푸른 유니폼을 입고 상승세를 탔다.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기존 유니폼보다 90g 가볍고 통기성이 좋은 소재로 만들어 선수들의 경기력에도 영향을 미쳤을지 모른다. 김경문 한화 감독 역시 “두껍던 예전 원정 유니폼보다 보기에도 시원한데, 실제로 가볍게 만들어져 좋다”고 말했다.

●여름보다 더 뜨거운 선수

핫코너를 20년이나 너끈히 맡던 ‘금강불괴’ 최정(SSG 랜더스)도 “올해는 한 이닝만 수비해도 한 경기를 뛴 듯한 기분”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무더운 날씨에도 뜨거운 기량을 뽐낸 이들의 활약이 더욱 대단한 이유다.

30도 이상일 때 최다출장을 기록 중인 강민호(삼성·30경기), 뜨거운 타격감을 뽐낸 김태연(한화·0.386), 멜 로하스 주니어(KT 위즈·0.369) 등이 더위에 강한 면모를 뽐내고 있다. 불펜투수 중에선 최지광(삼성)의 활약이 돋보인다. 박진만 삼성 감독의 ‘믿을맨’으로 떠오른 그는 같은 기준으로 최다 15경기에 등판해 ERA 1.76의 뛰어난 투구를 펼쳤다. 한화의 약진에 힘을 보탠 박상원(12경기·0.71)의 한여름 활약 또한 예사롭지 않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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