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 연장에 승률은 최하위’…두산 발목 잡는 뒷심 어떡해?

입력 2024-09-02 14: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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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선수들이 1일 잠실 롯데전서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두산 선수들이 1일 잠실 롯데전서 연장 접전 끝에 3-4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두산 베어스는 올 시즌 가장 많은 연장전을 치른 팀이다. KT 위즈, NC 다이노스와 함께 총 13차례나 연장 승부를 펼쳤다. 후반기에도 롯데 자이언츠(6회) 다음으로 많은 5차례 연장전을 소화했다. 그만큼 힘겨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연장 승부를 펼치더라도 결과가 좋다면 누적된 피로는 반감된다. 그러나 그 반대라면 몇 배의 타격을 입는다. 신체적, 심리적 피로가 동시에 찾아올 경우 그 다음 경기에까지 영향을 받는다.

두산은 올 시즌 13차례 연장 승부에서 3승2무8패(승률 0.273)로 NC와 더불어 가장 좋지 않았다. 불펜 평균자책점(ERA) 1위(4.56)임을 고려하면 연장전 부진은 다소 아이러니하다.

두산은 올 시즌 연장전에서 득점에 성공한 3경기는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반대로 실점한 9경기에선 1승8패로 와르르 무너졌다. 13경기 중 득·실점 없이 마친 2경기는 무승부로 끝났고, 득·실점을 모두 기록한 1경기는 이겼다. 타자들이 득점하지 못하면 투수들도 압박을 받는 악순환이 반복된 것이다.

세부 기록을 보면, 연장전에서 작아지는 두산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10개 구단 중 연장전에서 하나의 홈런도 날리지 못한 유일한 팀이다. 타율도 7위(0.237)에 불과하다. 연장전 팀 ERA는 9위(5.75)에 불과하고, 피안타율(0.317)도 2번째로 나쁘다.

특히 후반기 5차례 연장 승부에선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4위 두산(64승2무63패)에 1게임차 뒤진 5위 KT(62승2무63패)가 13차례 연장 승부에서 11승(2패)을 거두고, 후반기 5차례 연장 승부를 모두 이겨내며 반등한 것과 비교하면 무척 뼈아프다.

선발진의 붕괴도 문제다. 두산은 올 시즌 선발진 ERA 8위(5.12)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개막 이전 가장 강력한 포인트로 꼽혔으나, 지금은 곽빈을 제외하면 확실히 믿고 내보낼 카드가 부족하다. 조던 발라조빅은 다소 기복이 있고, 어깨를 다친 브랜든 와델의 재활도 길어지고 있다. 브랜든의 단기 대체 외국인투수였던 시라카와 케이쇼마저 팔꿈치 인대 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전적으로 불펜에 의존해야 하는 처지인데, 연장전에서 지는 날이 많아질수록 전체적인 분위기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잔여 일정도 만만치 않다. 두산부터 8위 SSG 랜더스(59승1무66패)까지 격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잔여 경기가 20게임 안팎인 상황에서 안심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다. 순위경쟁 상대 4개 팀 중 KT(10승4패)를 상대로는 앞서있으나, 한화 이글스(6승9패), 롯데(6승1무8패), SSG(6승9패)에는 고전했다. 매 경기가 결승전과 다름없는 상황에서 뒷심을 발휘하지 못하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다. 늘 위기에 강한 면모를 보여왔던 두산이 지금의 고비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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