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뚜렷한 반등 곡선을 그리고 있는 정찬민이 12일 개막하는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타이틀 방어와 함께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지난해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정상에 선 뒤 챔피언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정찬민. 사진제공 | KPGA
시즌 초 부진을 털어내고 점차 자신감을 찾아가고 있는 ‘코리안 헐크’는 타이틀 방어에 성공하며 모처럼 포효할 수 있을까.
정찬민이 12일 경북 구미 골프존카운티 선산(파72)에서 개막하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골프존-도레이 오픈(총상금 10억 원)에서 2연패에 도전한다.
투어 2년 차였던 지난해 5월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데뷔 첫 승 감격을 맛본 정찬민은 6개월 뒤 골프존-도레이 오픈에서 시즌 2승을 따내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주인공. 188㎝의 키에 100㎏가 넘는 듬직한 체구에서 나오는 호쾌한 장타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하지만 큰 기대를 품고 시작한 올 시즌 현재까지 성적은 그다지 신통치 않다. 14개 대회에 나서 5번 컷 통과에 성공했을 뿐. 제네시스 대상 포인트(615점)와 상금(4277만 원) 똑같이 79위에 머물러 있다.
다만 최근 샷 감이 살아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지난주 끝난 신한동해오픈에선 시즌 개인 최고인 공동 20위에 올라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하고 있음을 입증했다. 3라운드 때 9언더파를 몰아치며 3위까지 도약한 뒤 마지막 날 2타를 잃고 공동 20위로 내려앉았지만 충분히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결과였다.
2주전 열린 렉서스 마스터즈에서도 공동 27위에 랭크됐던 정찬민은 “시즌 초반 성적이 좋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며 “공이 잘 맞지 않으니 여러가지 신경 쓰는 부분이 많아졌다. 단순했던 루틴이 길어지면서 샷 템포가 빨라지고 퍼트도 잘 안 됐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렉서스 마스터즈부터 퍼트감도 살아났고 2주 연속 좋은 성적을 내면서 자신감도 되찾았다”며 “1차 목표는 컷 통과지만 타이틀 방어전인 만큼 우승 경쟁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부진 포부를 곁들였다.
디펜딩 챔피언 정찬민을 비롯해 이번 대회에는 올 시즌 상금 랭킹 1∼5위에 올라있는 김민규, 장유빈, 김홍택, 이승택, 전가람이 나란히 출격해 어느 때보다 뜨거운 우승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올 시즌 2승을 수확, 유일한 다승을 기록 중인 김민규는 현재까지 8억7666만 원의 상금을 쌓아 이번 대회에서 정상에 서면 우승 상금 2억 원을 보태 단숨에 KPGA 사상 첫 상금 10억 원을 돌파할 수 있다. 단독 9위 이상 성적만 거둬도 최초로 시즌 상금 9억 원을 넘어서게 된다. 제네시스 포인트 5378점으로 2위 김민규(4826점)를 500점 이상 앞서 있는 장유빈은 이번 대회에서 4위 이상의 성적을 거둔다면 김민규의 성적과 관계없이 대상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