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린 ‘2024 공주백제마라톤’ 참가자들이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 공주 ㅣ 이한결 동아일보 기자 always@donga.com
가을 마라톤의 시작을 알리는 ‘2024 공주백제마라톤’(공주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주최)이 22일 충남 공주시에서 열렸다. 대회를 앞두고 전국적인 불볕더위로 러너들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었다. 그러나 전날 저녁까지 공주 전역에 비가 내려 대회 당일에는 완연한 가을 날씨였다. 대회 출발 시간인 오전 9시를 앞두고 기온은 20도에 머물렀다.
올해로 22년째를 맞이한 공주백제마라톤은 공주시가 2003년 1월 준공된 공주-부여 간 백제큰길을 기념하고 풀뿌리 마라톤 인구 확대를 위해 시작됐다. 매년 7000여명이 참가해 중부권 대표 마스터스 마라톤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공산성, 무령왕릉과 왕릉원 등 백제 700년의 문화 유적지를 지나고, 코스 전체 고도차도 무난해 풀코스 입문자들도 자주 찾는다.
올해 공주백제마라톤은 △풀코스(42.195km) △32.195km △하프코스(21.0975km) △10km △5km 등 5개 부문 나누어 진행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2000여 명 늘어난 1만200여 명이 참가했다. 많은 인원이 참가하게 되면서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출발과 골인 지점을 공주시민운동장 밖 도로로 변경했다.
오전 8시부터 공주시민운동장에서 몸을 풀던 대회 참가자들은 9시를 앞두고 레이스 출발지인 운동장 바깥 고마나루길로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휴대전화를 들고 셀카를 찍는 등 추억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풀코스 남자부에서는 박현준 씨(40)가 2시간28분37초로 우승했다. 엘리트 장거리 선수 출신인 박 씨는 2007년 11월 선수 시절 뛴 마지막 풀코스 기록이 2시간27분30초였다. 2년 전 대장암 수술을 한 박 씨는 “운동이 힘들어 마라톤을 그만두었는데 다시 뛰어보고 싶어 2019년쯤부터 본격적으로 뛰었다. 2022년 수술을 했는데 아프기 전에는 풀코스 1등을 못 해봤다. 그런데 수술 후에는 큰 대회 풀코스 1등을 세 번 했다”며 “한때 ‘죽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에 이제는 뭐든 긍정적으로 안 되도 그러려니 한다. ‘꼭 해야지’ 보다는 ‘하다보면 되겠지’하니 오히려 기록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풀코스 여자부에서는 2018년도 우승자 노은희 씨(50)가 3시간14분38초의 기록으로 정상에 올랐다. 노 씨는 “올해 50대가 돼서 동아마라톤 올해의 선수상 50대 부문을 받으려고 도전 중이다.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 공주마라톤, 경주마라톤까지 모두 뛰어 ‘런저니’ 메달도 받고 올해의 선수상도 도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신설된 32.195km 여자부에서는 김하나 씨(37)가 2시간15분14초로 우승했다.
지난해 여자부 풀코스 우승자 김 씨는 “32km 대회는 처음 뛰어봤다”며 “(다음달) 경주마라톤에서 2시간55분 기록으로 3연패에 도전할 것”이라고 했다. 남자부 32.195km에서는 이건희 씨(37)가 1시간59분23초로 우승했다. 이 씨는 “내년에는 올해의 선수상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5km 부문에는 두 돌이 안 된 아이부터 39년생 최고령 강신관 씨(85)까지 남녀노소의 참가자들이 달리기 축제를 즐겼다.
이날 최원철 공주시장, 임달희 공주시의회 의장, 배건주 공주시체육회 회장, 임경호 공주대 총장, 권성룡 공주교육대학교 총장 등이 대회 현장에서 참가자들을 격려했다. 최 시장은 5km, 임 의장과 임 총장은 10km 코스에 직접 참가하기도 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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