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국제고가 여름 고시엔 결승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출처 ㅣ 다음
25년 된 야구부, 106년 대회 우승 파란
좁은 운동장 한계 극복 위해 수비 집중
포지션별 개인 능력 극대화 중점 훈련
밤 10시까지 훈련 허용·기숙사 코치 등
오직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결실’
좁은 운동장 한계 극복 위해 수비 집중
포지션별 개인 능력 극대화 중점 훈련
밤 10시까지 훈련 허용·기숙사 코치 등
오직 야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 ‘결실’
재일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가 최근 일본 한신 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제106회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결승에서 간토다이이치고를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봄, 여름 고시엔 야구대회 106년 역사를 통틀어 한국계 국제학교가 우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학교의 우승 역시 역사상 처음이다.
교토국제고는 한국 교가를 사용하는 학교다. 국제학교라 제2외국어(한국어)를 일본학교에서 배운다.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비중이 높다. 남학생들은 야구부 활동을 위해 진학한 학생이 대부분이고 여학생들은 한국 문화를 좋아해 진학한 경우가 많다.
결승전에서 교토국제고 선발 투수 나카자키 루이는 9회까지 4안타만을 내주고 5개 삼진을 잡는 등 빼어난 성적을 보였다. 4회 1사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내주지 않는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고, 9회에는 2사 만루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했다. 승부는 정규 이닝을 마친 연장 10회에서 결정 났다. 10회 초 공격에서 교토국제고는 무사 1‧2루 상황에서 대타 니시무라 잇키의 안타에 이어 가네모토 유우고가 밀어내기 볼넷으로 귀중한 선취점을 올린 후, 미타니 세이야의 뜬공으로 점수를 보태 2점을 획득했다. 교토국제고는 10회 말 수비 때 1점을 내준 뒤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추가 득점을 허용하지 않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교토국제고는 25년밖에 되지 않은 신흥야구부다. 신흥야구부가 고시엔 대회에서 우승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렇다면 교토국제고 우승의 비결은 무엇일까. 가장 큰 원동력은 독특한 훈련방식에서 찾을 수 있다. 교토국제고는 좁은 운동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수비에 집중한다. 특히 투수와 야수는 확실한 분업 시스템 속에 각각 별도의 코치와 훈련을 한다.
포지션별로 개별 선수의 능력을 극대화하는 데 중점을 두며, 개인 훈련 시간을 무려 밤 10시 30분까지 허용한다. 기숙사 전담 코치를 별도로 두고 훈련 시간 이외에 생활지도까지 책임진다. 오로지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해 개인 역량 극대화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경쟁과 집중의 결과, 몇 년 전부터 교토국제고 출신 프로야구 선수도 급증했다. 2019년 이후 교토국제고가 배출한 프로 선수는 무려 8명에 이른다.
고시엔 우승 덕분에 이제 많은 사람이 교토국제고에 주목하게 됐다. 아울러 프로야구 선수를 꿈꾸는 많은 학생이 교토국제고 진학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한국은 물론 일본의 자랑이 된 교토국제고다.
허도윤 스포츠동아 학생기자(대현고 1)
연제호 기자 sol@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