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유영찬이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9회말 역투하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정말 존경스럽다. 승부도 승부지만, 이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KT 위즈 배정대(29)는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 4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상대한 유영찬(27)에 대해 “난 유영찬 선수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며 “나였다면 (부친상 이후) 경기에 나가지 못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이어 “팀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곤 있었지만, 어찌 됐든 출전 자체로 정말 대단한 일이지 않은가”라며 “정말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유영찬은 준PO를 앞두고 부친상을 당했다. 1차전이 열린 5일 발인 이후 팀에 합류했다. 그리고 6일 2차전에 곧장 등판해 팀의 승리를 지키기도 했다. 이에 팀 선배 임찬규는 “(유)영찬이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에도 하루가 지나지 않아 바로 복귀했다”며 “나 역시 긴 시간 (부친상으로) 힘들어했다. 자신을 위해, 팀을 위해, 그리고 가족을 위해 최선을 다해줘 정말 고맙다”고 격려했다. 2차전 후 유영찬은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나기도 했지만, 마운드 위에선 여느 때와 다르지 않은 마음으로 던졌다”고 밝혔다.
KT 배정대가 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LG와 준플레이오프 3차전 9회말 1사 2루서 중월 2점홈런을 친 뒤 팀원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수원|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 과정을 지켜본 배정대 역시 동업자로서 유영찬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싶었다. 마침 8일 준PO 3차전에선 맞대결 기회도 있었다. 배정대는 3-6으로 뒤진 9회말 1사 2루에서 유영찬의 직구를 받아쳐 중월 2점아치를 그렸다.
배정대는 “(유영찬과) 친분이 두터운 것은 아니지만, 사실 기사로 소식을 접한 뒤 (준PO) 1차전 때 만나서 ‘존경스럽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었다. 승부를 떠나 한 사람으로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라고 말했다. 이어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에 홈런을 쳤을 때의 기쁨은 있었지만, 선수 대 선수가 아닌 한 사람과 사람으로 볼 때 (유영찬이) 그런 정신력을 갖고 있다는 것 자체로 존경스럽다”고 덧붙였다.
수원|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