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왼쪽)와 KT 강백호. 스포츠동아DB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PS)’의 열기가 뜨겁다.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부터 ‘끝장 승부’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역대 3선승제 준PO에서 5차전까지 치른 사례는 15번 중 6번에 불과했다. 그런데 올해 KT 위즈가 1승2패에 몰렸다가 9일 4차전에서 LG 트윈스를 꺾고 5차전으로 승부를 끌고 갔다. 여기에 두 팀 키플레이어까지 모두 깨어났다. ‘타격기계’ 김현수(36·LG)와 ‘타격천재’ 강백호(25·KT)가 불붙은 방망이를 앞세워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질 5차전까지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타격기계’ 본격 가동
김현수에게는 9일 4차전은 전환점이었다. 팀의 아쉬운 패배로 더 주목받지 못했지만, 김현수는 이날 4타수 3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맹활약했다. 3차전까지 11타수 1안타(타율 0.091)로 부진했기에 의미가 크다. 더욱이 2회초 첫 타석에서 윌리엄 쿠에바스에게 선제 우월 솔로홈런을 빼앗고, 8회초 1사 1·3루에선 5-5 동점을 만드는 1타점 우전적시타를 날리는 등 결정적 상황에서 기대에 걸맞은 타격이 이어져 한층 더 고무적이었다.
LG로선 걱정 하나를 덜었다. 준PO 돌입 이후 염경엽 LG 감독은 김현수, 문보경 등 핵심타자들의 부진에 고민이 컸다. 게다가 김현수는 장타력을 높이기 위해 타격폼을 일부 수정했다가 슬럼프를 겪는 등 올 시즌 내내 순탄치 않은 시간을 보내왔다. 그럼에도 염 감독은 “다른 타자가 버텨주고 있으니 그동안 감각을 되찾을 것”이라며 믿음을 거두지 않았고, 4차전에서 김현수는 이에 부응했다. 이제는 김현수가 6~7번 타순에서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신뢰가 더 커졌다. 4번타자 문보경이 여전히 컨디션을 되찾지 못하고 있지만, 김현수의 부활로 이 역시 상쇄할 여력이 생겼다.
●“지난해 가을야구 함께 못해 죄송했다”
강백호는 지난해 PO를 앞두고 옆구리 근육 파열로 전열을 이탈했다. 올해는 그 한을 모두 털어내는 분위기다. 와일드카드(WC) 결정전 2경기에서 7타수 4안타를 기록하더니, 준PO(4경기·18타수 6안타 1홈런)까지 타격감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이강철 KT 감독은 2, 4번 등 주요 타순에 그를 배치하며 타선 운용에 융통성을 발휘하고 있다. 강백호는 “지난해 (PS에서) 함께하지 못해 무척 아쉽고 죄송스러웠다”며 “올해 가을야구는 한층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타격감은 더욱 매서워지는 분위기다. 준PO 5차전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4차전에선 2루타와 홈런 한 방씩을 포함해 6타수 3안타 1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더구나 ‘영양가’도 높았다. KT는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강백호의 2루타를 발판으로 끝내기 승리 기회를 잡았다. “어떻게든 팀을 도우려고 방망이를 짧게 잡고 있다”는 강백호가 계속해서 투지를 불태운 덕분이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