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한선수. 사진제공|KOVO
“앞으로 3년, 또 한번 잘 채워봐야죠.”
‘살아있는 전설’ 한선수(39·대한항공)는 한국배구사에서 이미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 됐다. 2007년 신인드래프트 2라운드(전체 2순위)에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그가 지난 시즌까지 17시즌 동안 들어올린 우승 트로피만 17개(정규리그 7회·챔피언 결정전 5회·KOVO컵 5회)다. 여기에 월간·라운드 최우수선수(MVP·4회), 베스트7(3회)에 2022~2023시즌 정규리그와 챔피언 결정전 MVP까지 휩쓸었다.
최근 경기도 용인 대한항공 신갈연수원에서 스포츠동아와 만난 그는 “세 아이를 위해 집에 공간을 두려고 모두 진열하진 않았다”고 웃은 뒤 “(진열품 중) 우승 반지를 보는 게 가장 뿌듯하다. 앞으로 우승 반지는 더 진열하고 싶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인 수상 역시 기쁜 마음이 드는 것은 당연하지만, 무엇보다 팀과 함께 이룬 게 최고이지 않겠는가. 그래서 우승 반지에 더 눈길이 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선수는 또 한번 새로운 도전 앞에 섰다.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대한항공과 3년 최대 32억4000만 원에 계약했다. 대한항공은 그에게 새 시즌 리그 최고 연봉을 안겼고, 여전히 최정상급 기량을 지닌 그는 주장이자 핵심 전력으로서 사상 첫 통합 5연패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다. 그는 “우리는 지키자고 생각지 않고 새롭게 도전한다는 마음뿐이다. 중압감은 없을 것”이라며 “목표가 있어야 의욕이 생기기 마련이다. 모두 함께 통합 5연패를 향해 달리겠다”고 다짐했다.
한선수는 또 다른 이정표도 앞두고 있다. 지난 시즌까지 통산 세트 성공 1만8886개(1위)를 기록해 새 시즌에 역대 최초 2만 개를 채울 확률이 높다. 3년 계약기간을 포함해 대한항공에서만 20년을 뛰는 그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다. 그는 “그동안 기록에 크게 신경 쓰지 못해 몰랐지만, 많은 팬이 염원해주셔서 세트 성공 2만 개를 앞두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내게 기대해주시는 만큼 나 역시 그 고지에 한번 오르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3년을 또 한번 잘 채워보겠다”며 웃었다.
신갈|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