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다은. 사진제공|KOVO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의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김다은(23)은 2022~2023시즌 35경기에 출전해 186득점(공격 성공률 33.91%·공격 효율 21.17%)으로 가능성을 보였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성장에 탄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7경기 출전에 그쳤다. 부상 때문이었다.
●“밑바닥 찍고 더 집요하게”
오른쪽 어깨 견관절 회전근개(팔과 어깨를 연결하는 근육 및 힘줄) 부분 파열이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 후반 복귀했는데도 기량을 유지하는 게 쉽지 않았다. 김다은은 “지난해 VNL이 끝나고 나서 컨디션이 한창 올라오는 상태였다. 거기서 더 치고 올라가지 싶은 마음이 컸지만, 그러지 못했다”며 “내 배구인생에서 밑바닥을 찍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부상이 운동선수에게 미치는 영향을 절감한 1년이었다. 그래서 몸을 더 살피고 관리하는 습관이 생겼다. 얼음찜질을 위해 팔과 어깨에 밴드를 감은 채 인터뷰에 응하는 모습은 그에게는 의미가 깊은 변화다. 김다은은 “다치기 전보다 (몸 관리에) 훨씬 더 많이 신경 쓰고 있다”며 “마치 집착하듯 집요하게 관리할 정도”라고 털어놓았다.
흥국생명 김다은(1번)이 동료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제공|KOVO
●“지기 싫다”
부상을 털어내자, 김다은은 한풀이하듯 펄펄 날고 있다. 24일 인천 GS칼텍스전 3세트에는 팀 내 최다 6득점(75%)으로 셧아웃 승리를 이끌었다. 29일 인천 페퍼저축은행전 2세트 25-25에선 결정적 블로킹으로 또 한번 승리에 앞장섰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놀랍다”며 “김다은이 중요도가 높은 순간마다 맹활약해줬다. 정말 대단하다”고 치켜세웠다. 김다은은 승부처 활약에 대해 “지기 싫어하는 마음 덕분”이라며 “그동안 어깨 부상으로 기회를 많이 잡지 못해 아쉬웠는데, 올해는 나 자신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더욱 커졌다. 그래서 관리에 더 신경 쓰는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력이 계속 오르는 분위기다. 흥국생명은 KOVO컵부터 또 다른 아웃사이드 히터 정윤주를 중용하고 있었다. 당시 김다은은 정규리그 개막에 맞춰 컨디션을 올리는 단계였다. 지금은 경쟁의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김다은은 “비시즌 동안 몸이 지금처럼 올라오지 않은 상태여서 힘든 시간을 보냈다”며 “이제 (정)윤주와 함께 도우면서 올 시즌 좋은 결실을 볼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